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원욱 의원, 조응천 최고위원의 총선 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제3지대 빅텐트’ 개혁신당이 합당을 선언한지 4일 만에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13일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들어갔다. 당초 새로운미래·개혁신당 등 중텐트가 만들어질때도 세력 간 주도권 다툼이 발생해 합당 논의가 장기화됐던 것을 감안하면 빅텐트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격적인 ‘빅텐트’ 오픈에 잡음도 없지 않다. 통합 전 개혁신당 일부 당원들이 설 명절 연휴 첫날 ‘통합 선언’을 기점으로 탈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러 이유가 나왔지만 이준석 공동대표의 사전 설명·설득이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당원과 지지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이유를 불문하고 통합과정에서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당 대표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9일 개혁신당으로의 제3지대 통합이 확정된 이후 당 내부서 많은 걱정과 질타의 피드백을 받았다”며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과 졸속 합당 결정에 대한 우려가 주를 이뤘다”고 했다.

그는 특히 “합당 과정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것이 아니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동의한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중간 과정이 모두 공유되지 않아 각자의 위치에서 혼동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절차적 혼란에 대한 부분은 제가 마지막 협상에 배석했던 당사자로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김종민 공동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무소속(원칙과상식) 이원욱, 조응천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및 관계자들이 설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용산역에서 합동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취재를 종합해보면 이른바 ‘이전 개혁신당’을 중심으로 ‘통합 급속 진행’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미 있었다. 이전 개혁신당 관계자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실무자급 당직 인선 등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일부 일이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앞으로 하나씩 정리해나가면서 원팀으로 만들 수 있을 지 않을까 싶다”라는 말도 남겼다.

일반 당원 뿐만 아니라 ‘이전 개혁신당’ 수뇌부 간에도 ‘통합’에 대한 사전 합의가 부족했던 걸로 보인다. 제3지대 통합 전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직을 맡았던 허은아 전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눈앞 총선의 이해득실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유감”이라며 “저 또한 결과를 통보받은 위치에 있던 사람으로 동지들의 마음과 같았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허 전 의원은 통합 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을 맡았다.

통합 ‘개혁신당’의 한 축인 새로운미래 등에서도 주도권 협상 과정에서 실무자급 당직자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이 급속도로 이뤄진 탓에 제대로 당직을 부여받지 못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매끄럽지 못한 ‘빅텐트 오픈’이 상대 당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중텐트가 만들어질때도 각 세력이 상당한 진통을 겪은 만큼, 이번 ‘빅텐트’ 구축 과정에서 남긴 ‘자강론 불씨’가 두고두고 통합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당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은) 선거에서 배지 다는 방법을 찾기 위해 모인 것”이라며 “지향점과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이 일종의 영주권 얻기 위한 위장 결혼 비슷한 것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다만 이들이 애초에 목적을 갖고 모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 끈끈해 질 수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혁신당 내부에서 실무자급 잡음이 나올 수는 있지만 현재는 이를 윗선에서 모두 덮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거대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제3지대는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결국은 지역구에서 의석을 얻는 길밖에 없는데, 몸집을 키워야 지역구에서 바람이 일어난다. 노선이 달라도 일단은 뭉치는 것이 생존을 위해서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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