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주요 격전지

4·10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대진표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주류인 ‘운동권 세력 청산’을 총선 기치로, 민주당에선 3년차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양당 모두 경쟁력 있는 인물을 전략 전진배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총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일부 지역을 두고는 상대 당의 공천을 살피며 장고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계양을 빅매치 ‘명룡대전’…’한강·수원·낙동강 벨트’ 격전

일찌감치 여야 격전지로 정해진 곳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을 단수공천하면서 이른바 ‘명룡대전’이라는 이번 총선 최대 빅매치가 성사됐다. 인천 계양을은 여야 대선후보급이 격돌하면서 전국적 관심지로 떠올랐다. 이들 중 승리의 깃발을 꽂는 후보가 향후 대권가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대장동 사건 핵심 증인’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라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도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8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열린 계양축구협회 시무식에서 우연히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4.2.18 [원희룡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여야는 한강 일대와 수도권의 핵심인 수원, 낙동강을 끼고 있는 경남·부산 일대 등 3곳을 주요 승부처로 보고 ‘한강·수원·낙동강 벨트’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강벨트’의 경우 서울 광진을에서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대결한다. 오 전 부시장은 오세훈 서울시장 측근으로 분류된다. 앞서 오 시장은 당시 정치신인이었던 고 위원에게 패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으로부터 한강벨트 탈환을 노리면서 서둘러 공천을 확정지었다. 동작을은 4선을 지낸 나경원 전 의원을, 광진갑엔 김병민 전 최고위원을, 광진을엔 오신환 전 의원을 후보로 확정했다. 나 전 의원은 현재 이수진 민주당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빅매치가 거론된다.

한갈벨트 중에서도 주목받는 곳은 용산이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신(新)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용산의 경우 4선의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은 전략공천 가능성과 함께 강태웅 현 지역위원장,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했던 ‘수원 벨트’에도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했다. 이로써 수원갑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표를 지낸 김현준 전 국세청장과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수원병에선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수원정은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원내대표 출신 박광온 민주당 의원간 대결이 유력하다.

영남권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 대진표도 사실상 확정됐다. 현재 양산 지역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살고 있고, 김해지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이에 국민의힘은 전략적으로 원로 중진 의원들을 앞세워 판을 키우고 있다.

현재 경남 양산을에선 3선의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과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김해을’은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과 김정호 민주당 의원간 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 최다선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도 험지 출마를 수용하면서 부산 북·강서갑에서 현역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대결이 확실시되는 모습이다.

이 외에 여야 격전이 예상되는 충청권의 대진표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공주·부여·청양 지역구는 현역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이 확정되면서 앞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장을 받은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과 세 번째 대결이 성사됐다. 서산·태안도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조한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간의 세 번째 리턴매치를 치르게 됐다.

◇장고 이어지는 강남3구·TK 지역

여야 모두 공천에 속도를 내지만, 일부 지역을 놓고는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는 아직 여야 모두 공천을 마무리짓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종로 수성’을, 민주당에서는 보선으로 내준 자리인 만큼 탈환해야 하는 입장이라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역의원인 최재형 국힘의힘 의원이 단수공천에서 밀리면서 경선이 불가피해졌고, 민주당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를 비롯해 5선 출신 이종걸 전 의원, 재선 의원 출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강남3구 지역도 여야 모두 신중하다. 국민의힘은 서초갑의 현역 조은희 의원(초선)만 단수공천을 확정했고 강남갑·을·병 모두 결정을 미뤘다. 특히 강남을에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인 4선 박진 전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불리는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동시에 공천을 신청하면서 재조정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서울 강남갑에 김태형 전 한국해양대 교수를, 강남을에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을 전략공천했다.

서초을 지역엔 홍익표 원내대표가 단수 공천을 받아 일찌감치 표밭을 다진 반ㅁ녀 국민의힘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현역 박성중 의원이 해당 지역 3선에 도전했고, 지성호 의원(비례), 영입 인사인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가 뛰어들었다. 이곳은 전략공천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구·경북(TK) 지역의 공천도 안갯속이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인 TK 지역 현역 의원 25명 가운데 4명만 단수공천해 대대적인 물갈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열세인 민주당은 TK 지역 대부분을 단수 공천지로 확정했다.

대전 지역의 대진표도 여전히 물음표다. 대전 유성구을 지역의경우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이 공천을 받았으나 아직 민주당에서는 후보를 확정하지 않았다. 경쟁력 있는 대항마를 내보내기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지키는 대전 유성구갑 역시 윤소식 전 대전경찰청장과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 간 경선이 펼쳐진다.

대전 동구 지역의 경우 윤창현 의원(비례)이 국민의힘 공천을 확정 지었으나 민주당에선 현역인 장철민 의원과 황인호 전 동구청장, 정경수 변호사간 3파전이 치러진다.

한편 22대 총선 후보자 등록은 3월 21∼22일 이틀간 이뤄지며, 공식선거운동은 3월 28일 시작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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