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서울시의사회의 궐기대회에서 한 전공의가 “제가 없으면 환자도 없고 당장 저를 지켜내는 것도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 SBS 뉴스 영상 캡처

일부 의사들이 정부는 물론 국민을 향해서도 선 넘은 발언을 쏟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의료대란이 현실화하자 의사들의 특권의식이 도를 넘어선 게 아니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서울시의사회의 궐기대회에서 한 전공의가 내놓은 발언이 누리꾼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레지던트 1년차 수료를 앞두고 병원에 사직서를 냈다는 전공의 A 씨는 해당 집회에서 “제가 없으면 환자도 없고 당장 저를 지켜내는 것도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없으면 의사도 없다”라면서 자신들의 집단행동을 만류하는 정부와 시민단체를 비꼰 것이다.

이 의사뿐만이 아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의사들 커뮤니티엔 현재 “초기 위암 말기로 키워서 죽어버리길”, “개돼지들 특성을 바꾸긴 힘들고 교묘하게 잘 이용해야 한다”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본부장인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지역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비수도권 지역 인재 중심의 의대 증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대 서열화를 공고히 하는 개악으로 환자들의 수도권 이동을 가속화할 것이다.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니라 민도란 거다”라는 글을 올렸다.

민도(民度)란 국민의 생활이나 문화 수준의 정도를 일컫는 말이다. 이 때문에 주 전 회장 발언은 지방의 국민의식이 부족하다는 뜻으로도 읽혀 논란을 불렀다. 파문이 확산하자 주 전 회장은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니라 민도”란 문장을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닌 환자”란 문장으로 교체한 뒤 “지역민 비하 의도가 절대 없었다”고 해명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노 전 회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서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 의사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어이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발상”, “문제는 그 재앙적 결과가 국민의 몫이라는 점”이라는 글을 올렸다.

상황이 이 지경으로 흐르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할 수 있다는 의사들의 행동과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론도 심상찮다. 상당수 국민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가장 먼저 생각하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의사들이 저버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유권자의 76%가 대입 의대 정원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부정 평가는 16%에 불과했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대화하고 있다. / 뉴스1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