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귀령 부대변인 공천에 도봉갑 ‘술렁’

이동진 “도봉과 인연 없는 후보를…”

인재근 반발에 돌고돌아 공천된 측면도

李 “너희는 표나 찍어라? 오만한 모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와 보이그룹 ASTRO의 일원이자 배우 차은우 씨(오른쪽) ⓒ데일리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와 보이그룹 ASTRO의 일원이자 배우 차은우 씨(오른쪽) ⓒ데일리안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출마한 서울 도봉갑의 민주당 전략공천을 놓고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의 전략공천에 도봉구에서 3선 구청장을 한 이동진 예비후보가 반발하는 등 ‘공천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동진 민주당 서울 도봉갑 예비후보는 25일 페이스북에서 “후보들 간의 어떤 경쟁력 조사도 없이, 도봉구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후보를 일방적으로 내리꽂는 전략공천 방식의 결정에 속수무책”이라며 “당선가능성을 최우선적인 공천 기준으로 삼겠다는 당의 공식적 언급은 허언에 불과했다”고 개탄했다.

실제로 서울 도봉갑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는 과정을 돌이켜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서울 도봉갑은 1996년 총선에서 고 김근태 전 열우당 당의장이 당선된 이래, 김 전 의장이 3선을 했다. 이후 2011년 김 전 의장이 별세하자, 고인의 배우자이자 ‘민주화의 대모’인 인재근 의원이 나서 이듬해 총선부터 다시 내리 3선을 하며 지역구를 지켜왔다.

이런 인재근 의원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직접 만났다. 항의와 불쾌감 토로가 오가는 등 회동은 좋지 못한 분위기에서 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인 의원은 지난달 14일 지역구 지지자들의 눈물 속에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인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전후해 서울 도봉갑에 ‘이재명지키기 범국민대책위’ 소속 김모 변호사가 전략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정치권 안팎에 파다하게 유포됐다. 인 의원은 불출마 회견에서 그러한 공천 방안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이후 김 변호사 전략공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다른 친명 핵심 의원이 “김○○ 변호사는 김근태의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계승할 적임자”라며 여론 조성에 나섰지만, 되레 이는 인 의원의 ‘역린’만 건드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이 된 배우자의 명의까지 끌어들여 도봉갑 공천을 좌우하려는 모습에 인 의원은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지난해 2월 채널A 유튜브 '복수자들' 코너에 출연한 자리에서 '외모 이상형, 이재명 대 차은우'라는 질문을 받자 '이재명'이라고 답하고 있다. ⓒ채널A 유튜브 '기웃기웃' 캡쳐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지난해 2월 채널A 유튜브 ‘복수자들’ 코너에 출연한 자리에서 ‘외모 이상형, 이재명 대 차은우’라는 질문을 받자 ‘이재명’이라고 답하고 있다. ⓒ채널A 유튜브 ‘기웃기웃’ 캡쳐

1996년부터 인 의원 부부가 지켜온 지역구에 당사자가 강력히 반발하는 후보를 공천하기 어려웠던 ‘이재명 민주당’은 결국 안귀령 부대변인을 전략공천하기에 이르렀다. 안 부대변인은 1989년생 YTN 앵커 출신의 ‘청년 신인’ 정치인으로, 이 지역구에서 단수공천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1987년생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을 겨냥한 포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안 부대변인의 전략공천 사실을 발표하면서 “상대당 후보(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와도 젊은 매치가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1998년 지방선거에서 도봉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된 이래, 2010년·2014년·2018년 지방선거에서 내리 도봉구청장으로 당선되며 구청장 3선에 도봉구에서만 26년째 풀뿌리정치를 하고 있던 이동진 예비후보가 일방적으로 배제된 게 사달을 낳고 있다.

게다가 안귀령 부대변인은 이날 현재까지 서울 도봉갑에는 예비후보로 등록하지도 않았다. 안 부대변인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고등학교도 울산에 있는 삼산고등학교를 나와, 도봉구와는 내세울만한 아주 특별한 연고나 인연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안 부대변인의 전략공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 부대변인이 지난해 채널A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촬영한 영상의 한 대목이 새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 부대변인은 지난해 2월 채널A 유튜브 ‘복수자들’ 코너에서 “외모 이상형, 이재명 대 문재인”이라는 질문을 받자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 조국”이라는 질문에서도 “이재명”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이재명 대 차은우”라는 질문에도 “이재명”이라고 답해나갔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 핵심 관계자가 인재근 의원 불출마는 이재명 대표의 ‘올드보이’ 청산 의지를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느냐”라며 “‘올드보이’ 청산하고 그 자리에 대신 꽂히는 사람의 기준은 ‘이재명 대 차은우’에서 바로 ‘이재명’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동진 예비후보는 안귀령 부대변인의 전략공천과 관련해 “‘후보는 우리가 결정할테니 너희는 표나 찍어라’는 오만한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면 결과를 납득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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