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현장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국정 농단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사건”이라며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잊고 내가 이 나라 왕이라고 생각하는 건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곳 종점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바뀌면서 특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한 현장을 둘러보면서 “답답한 현실이다. 국민을 위해서 쓰라고 권한을 맡겨놨더니 전혀 엉뚱한 용도로 권한을 남용하고 있는 현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책임자들은 책임지는 게 아니라 꽃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대통령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도 “대통령 처가 땅 쪽으로 고속도로 노선을 비틀어버리다 의혹이 제기되자 국책사업까지 백지화하는 무책임한 정권, 권력 사유화와 국정농단,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최재관 여주·양평 후보와 함께 양평군청 앞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을 찾았다. 농성장 천막에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천막농성 지킴이 244일’, ‘처가에는 고속도로, 동문에겐 휴게소’ 등의 팻말이 놓여 있었다. 파란색 점퍼와 목도리 등을 착용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못살겠다, 심판하자! 심판해서 바꿔보자! 양평을 바꿔보자!”를 연신 외쳤다.
이 대표의 양평 방문은 최 후보 지원 유세로 알려졌지만, 그는 “선거와 관계 없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규탄 기자회견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원안 대신 어느 날 갑자기 대안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다”며 “문제가 되니까 백지화하겠다고 하는데, 대안이 옳으면 대안으로 하고 원안이 옳으면 원안으로 해야지 행패 부리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선거를 통해 주권을 잠시 맡긴 것인데, 주인을 잊고 ‘이게 내가 원래 가진 권력이다. 내가 원래 이 나라 왕이라고 생각하는 게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발표된 지역구 20곳의 총선 후보자 경선 결과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참으로 가슴 아프지만 경쟁 과정에서 유능하고 좋은 국회의원분들이 많이 탈락했다”며 “민주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이 당의 주인이라는 것을 경선을 통해서 증명했다”고 했다.
비명(非이재명)계 인사가 대거 탈락하면서 ‘비명횡사’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 아니냐는 지적엔 “현역이 진 구역은 대부분 가감산 없이 이미 결판난 거로 안다. 친명(親이재명)과 비명은 경선 결과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다. 이어 “당원과 국민이 당당하게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보은 공천, 특권 공천, 현역 불패, 기득권 공천인 데 반해 민주당은 혁신 공천, 투명 공천, 시스템 공천, 공천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엔 최 후보를 포함해 이소영 의원, 민주당 영입 인재 손명수 전 국토부 차관,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백승아 공동대표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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