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배우 정우성(51)이 “난민들은 절대 누군가의 동정과 시혜를 바라지 않는다. 제가 던진 말이 귀에 들리고 마음에 걸려 ‘행동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함께하면 된다”고 했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 10년째를 맞은 배우 정우성이 지난 6일 ‘시사인’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인’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인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 10년째를 맞은 배우 정우성이 지난 6일 ‘시사인’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인’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인 유튜브 채널 갈무리

정우성은 6일 시사주간지 ‘시사인’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김은지의 뉴스인’에서 “전 세계 난민과 강제 실향민 수는 지난해 기준 1억1300명 이상으로, 제가 10년 전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보다 두배로 늘었다”며 “난민이라는 단어를 한국 사회가 정당한 보호 대상자로 바라보고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2014년 한국인 처음으로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로 임명됐고, 이듬해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가 돼 올해로 10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우성은 “저분들(난민들)이 (국내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면 국가가 생활을 모두 책임져 준다는 오해가 큰데 사실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에서 만난 난민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취업의 기회, 이동의 자유, 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자력으로 자기 삶을 지탱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나누는 건데, 그걸 다 물질적인 혜택으로 충당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가 크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 10년째를 맞은 배우 정우성이 최근 콜롬비아 보고타의 한 버스 회사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베네수엘라 난민 출신 다니엘라와 아드리아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시사인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 10년째를 맞은 배우 정우성이 최근 콜롬비아 보고타의 한 버스 회사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베네수엘라 난민 출신 다니엘라와 아드리아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시사인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 10년째를 맞은 배우 정우성이 지난달 콜롬비아 보고타의 한 버스 회사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 다니엘라와 아드리아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시사인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 10년째를 맞은 배우 정우성이 지난달 콜롬비아 보고타의 한 버스 회사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 다니엘라와 아드리아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시사인 유튜브 채널 갈무리

앞서 정우성은 지난달 콜롬비아 보고타의 대중교통 회사 ‘라롤리타’에서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 여성 다니엘라와 아드리아나를 만났다. 이들은 유엔난민기구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등의 지원을 받아 운전면허를 취득해 운행 연수를 거쳐 운전기사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정우성은 “지역사회가 조금만 마음을 열어 포용해 준다면 이분들이 경제적 일원으로 (지역사회에) 충분히 기여하며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봤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소외계층에게 어떤 기회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난민들은 절대 누군가의 동정과 시혜를 바라지 않는다”며 “그저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에 여유가 있고 제가 던진 말이 귀에 들리고 마음에 들려 ‘나도 뭔가 행동에 옮겨야겠다’ 하는 분들이 나눔에 나설 때 받는 사람들도 마음이 편하지, 개개인에게 나눔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 10년째를 맞은 배우 정우성이 지난달 에콰도르 오타발로에서 만난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 발렌티나(14)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시사인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 10년째를 맞은 배우 정우성이 지난달 에콰도르 오타발로에서 만난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 발렌티나(14)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시사인 유튜브 채널 갈무리

정우성은 난민에 대한 혐오가 온라인에서 과대 대표되는 데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내는 민간 후원금 규모는 전 세계에서 상위 수준”이라며 “우리가 정말 인간에 대한 애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라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양극단의 목소리가 크게 들릴 수밖에 없다 보니 ‘이게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아닐까’라고 다른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다”며 “사실 더 많은 분이 그저 자기 삶에 충실하다가 ‘아, 도와야겠다’ 할 때 행동으로 옮기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난민을 섣불리 받아들이면 저소득층 내국인이 먹고살기에 빡빡해지는 게 아니냐’는 시청자 물음에 대해서는 “그렇게 ‘내국인이 먼저, 난민은 나중’이라고 이분법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한국) 안에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높아진 국격을 지키려면 한국 내부 문제도 세심하게 살펴야 하지만 외부 문제,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난민과 강제 실향 문제를 함께 푸는 동반자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정인선 기자 / ren@hani.co.kr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