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를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12일 4·10 총선 대비를 위한 선거대책위원회를 본격 출범시켰다. 여당은 민주당의 예상치 못한 부진에 ‘수도권 탈환’에 방점을 찍었고, 민주당은 ‘통합 행보’를 통한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등 ‘약점 보완’에 집중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 선대위의 진용을 모두 갖췄다. 이번 총선이 ‘여소야대’를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만큼, 인적 구성에 당력을 총동원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단일 체제하에 수도권에 뛰고 있는 원희룡·안철수·나경원 등 굵직한 후보자들이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지원 사격에 나선다.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이해찬 전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대위의 무게감을 더했다.

이번 여야의 선대위는 혁신보단 ‘약점 보완’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 정당 불모지로 평가됐던 수도권을 탈환하기 위해 한강과 맞닿은 소위 ‘한강벨트’에 당내 굵직한 이름의 정치인들을 투입했다. 여기에 맞춰 서울은 동작을에 뛰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인천은 계양을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경기는 분당갑 안철수 의원이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해당 지역을 전담한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번 인선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선 수도권 승리가 절실하다”며 ‘수도권 탈환’ 의지를 드러냈다.

여당이 수도권 경쟁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민주당의 지지세가 흔들리는 것과 무관치 않다. 그동안 수도권은 진보 정당의 우세 지역으로서 보수 정당 입장에선 소위 ‘난공불락’ 지역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내 공천 갈등에 실망한 진보 성향 지지층과 부동산에 민감한 유권자가 늘어난 탓에 야권 지지율이 흔들리자, 국민의힘 입장에선 ‘역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응답률 14.4%)한 결과, 국민의힘은 37%, 민주당은 31%로 나타났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수도권의 지지율이 민주당에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도는 45%로 지난주보다 2%p 상승했고, 민주당은 24%로 동일 기간 2%p 하락했다. 다만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인천·경기에선 민주당은 37%, 국민의힘은 30%로 선두를 지켜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수도권이 흔들리자 국민의힘 내에선 ‘수도권 집중’ 전략이 통할 경우 승패가 바뀔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이번 선거는 우리 당에 매우 어려운 만큼, 승패를 바꿀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을 펼쳐야 한다”며 “그중 하나가 수도권에 스타급 인사들을 투입해 반전을 노리는 것이고, 흥행이 된다면 총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민주당도 이번 통합 선대위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불거진 당내 공천 갈등이 해소되기 위해선 ‘통합 전선’을 구축해야 하고, 이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공천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 대거 탈락으로 불거진 내홍이 이 대표에 대한 반발과 탈당으로 연결되자 ‘통합 선대위’ 필요성이 대두됐다. 당 지도부가 시스템 공천에 따른 ‘혁신 공천’이 이뤄졌다고 자평하지만, 이미 공천 갈등 영향으로 하락한 지지율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다. 여기에 맞춰 지도부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3축’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발족하며 ‘통합 전선’을 구축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공천 과정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초창기보단 반발이 적어지고 있고, 오히려 ‘선당후사’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통합 선대위는 그동안 쌓인 당내 불만을 해소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자연스럽게 지지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선대위에서 통합의 상징으로 평가되는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출범식에서 당이 낙선자들을 위로해 ‘단일대오’를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천받으신 분들은 공천 기회를 갖지 못한 분들을 위로하고 그분들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허심탄회한 대화와 호소가 있어야 한다”며 “과거 우리 선배들은 이 에너지를 함께 모았기 때문에 오늘의 민주당이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당부했다.

선대위는 여당의 수도권 탈환 전략에 맞서 ‘이해찬 카드’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은 13대~17대 국회까지 서울 관악을에서 5선을 차지했고 여러 선거를 치렀을 정도로 수도권 선거에 한 인사로 평가된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 선대위원장은 수도권 선거의 귀신인 만큼,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진면목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최근 이 대표 지역구인 계양을 여론조사서 국민의힘 후보인 원 전 장관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격차가 오차 범위 내인 결과가 나오자, 불만감이 싹트는 모양새다. 한 당 관계자는 “해당 조사만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부적절하고 격차가 벌어진 여론조사도 많다”면서도 “하지만 작은 위험이라도 없도록 당이 갈등을 불식하고 통합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데, 지난 총선에서 일부 지역은 2~3%p 차이로 뺏긴 곳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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