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위협으로 가짜뉴스와 거짓정보 확산을 꼽고 국제사회에 이에 맞선 법과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이를 찾아내고 퇴치하는 AI, 디지털 시스템을 만드는 한편, 체계적 대응 홍보전(anti-propaganda)도 함께 펼쳐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밤 화상으로 진행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2세션(기술, 선거 및 가짜뉴스)를 주재하며 “가짜뉴스는 국민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바탕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도록 선동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선거를 치르는 ‘슈퍼 선거의 해’라고 언급하며 “특정 세력들이 조직적으로 제작하고 배포하는 가짜뉴스는 단순히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야기한다. 특히 AI와 인터넷 봇(bot) 기술을 활용한 가짜뉴스와 허위 조작정보의 무분별한 확산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분명한 도발”이라고 바라봤다.
민주주의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연대해 가짜뉴스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세력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법을 집행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함께 공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과 제도, 그리고 과학기술의 영역에서 함께 연대하고 협력한다면 가짜뉴스와 같은 민주주의의 새로운 도전들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AI를 포함한 신기술이 민주주의를 제약하기보다는 민주주의를 증진하고 도약시키는 지렛대가 될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기를 희망한다.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국제 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우리나라가 단독으로 개최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21일 새벽 윤 대통령의 폐회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1차는 미국, 2차는 미국과 우리나라 등이 공동 개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세계 도처에서는 여전히 권위주의와 반지성주의가 고개를 들고, 민주주의 가치와 정신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에 맞서는 우리의 사명과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청년과 어린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지금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화상 정상회의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회의를 공동 주재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총 36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번 회의 논의 결과는 ‘의장 요약문(chair’s summary)’에 담긴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의장 요약문에 △신기술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정부와 민간 부문의 역할 △가짜뉴스 및 허위 조작 정보 대응 필요성과 대응 방안 △세계 민주주의가 미래 세대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청사진에 대한 참가국들의 다양한 생각이 폭넓게 담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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