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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태영건설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중 새로 발생한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5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에 따라 부실채권비율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건전성 관리 강화와 충당금 적립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4분기중 은행권 부실채권 5.7조 신규발생…기업여신서 급증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12월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 규모는 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조6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기업여신에서 발생한 신규부실액은 총 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은 1조2000억원, 중소기업은 3조2000억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5000억원, 8000억원 늘어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 악화 등 영향으로 특수은행이 보유한 일부 기업들의 부실채권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며 “부동산 PF 부실 영향도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여신에서는 4분기 중 신규부실 발생액이 1조1000억원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자료]
부실채권비율 0.47%, 0.03%p↑…전체 부실채권 규모 12.5조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 중 정리한 부실채권은 4조7000억원 규모로, 전분기보다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정리 유형별로 상·매각 3조3000억원, 담보처분 7000억원, 여신 정상화 4000억원 순이었다.

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부실채권 정리를 확대했지만, 지난해 12월말 기준 부실채권비율은 0.47%로 전분기 말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0.26%로 가장 낮았으며 지방은행(0.53%), 인터넷전문은행(0.67%), 특수은행(0.76%) 순으로 높아졌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59%로 전분기 말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여신이 0.50%로 0.11%포인트 뛰었으며, 중소기업여신은 0.03%포인트 올라 0.64%를 기록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25%로 전분기 말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 역시 1.36%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권 전체 부실채권 규모는 12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1조원 늘어났다. 기업여신이 3분기 말 9조원에서 10조원으로 1조원 늘어나면서다. 가계여신(2조3000억원)과 신용카드채권(2000억원)은 변동이 없었다.

대손충당금 잔액 1.8조 증가…금감원 “건전성 관리 강화”

은행들이 쌓은 대손충당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26조5000억원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인해 전분기 말보다 1조8000억원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전분기보다 3.0%포인트 내린 212.2%를 기록했다. 대다수 은행에서 적립률이 올랐지만, 일부 특수은행에서 급락한 영향으로 전체적으론 하락했다.

금감원은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이 전분기보다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0.77%)에 비해 크게 낮다며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한 결과,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100%대이던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부동산 경기 둔화 및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요인이 잠재돼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 강화에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부실채권 상·매각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대내외 불확실성 등 리스크 요인을 충분히 반영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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