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수영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와 보수 무소속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일 나왔다. 보수 후보 두 명이 경쟁하자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부적절 발언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돼 국민의힘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예찬 후보는 “보수 승리를 위해 조건 없는 단일화 경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는 “수영구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7일 오전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수영구 예비후보가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있다. /뉴스1
7일 오전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수영구 예비후보가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있다. /뉴스1

여론조사 전문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뉴스1 부산·경남본부와 쿠키뉴스 동남권본부 의뢰로 지난달 29~30일 부산 수영구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4.4%p)에 따르면, 유동철 민주당 후보 지지도는 39.4%,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 26.7%, 장예찬 무소속 후보 24.3%로 집계됐다. 1위인 유 후보와 2위 정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이다.

국민의힘 후보와 보수 성향 무소속 후보가 표를 나눠 가져 민주당 후보가 앞서게 된 것이다. 수영은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보수 텃밭이다. 15대 총선에서 선거구가 신설된 이후 내리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될 만큼 보수 세가 강하다. 다만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40%대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강윤경 민주당 후보는 41%를 득표했다.

장예찬 무소속 후보는 이날 같은 지역구 경쟁자인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단일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장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주민께서 혹시라도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이 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며 이렇게 제안했다.

이어 “단일화를 거부하는 사람은 민주당 편을 드는 것”이라며 “단일화 경선을 거부한다면 모든 책임은 정연욱 후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산수영구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격돌 중인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와 장예찬 무소속 후보. 똑같이 보수를 상징하는 빨간 점퍼를 입었지만 정 후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강조한 반면 장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을 강조, 눈길을 끌고 있다. /뉴스1
부산수영구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격돌 중인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와 장예찬 무소속 후보. 똑같이 보수를 상징하는 빨간 점퍼를 입었지만 정 후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강조한 반면 장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을 강조, 눈길을 끌고 있다. /뉴스1

정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장예찬, 수영구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정 후보는 “정치는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는 것”이라며 “‘무자격 판정자’의 보수팔이, 감성팔이를 넘어 수영구민까지 파는 행위를 납득하기 어렵다. 정치를 하려면 수영구민을 위한 진정성부터 가져라”고 했다. 사실상 단일화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가 언급한 ‘무자격 판정자’는 장 후보의 ‘공천 취소’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장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지역구 현역인 전봉민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받았지만 과거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발언들이 문제가 돼 공천이 취소됐다. 국민의힘은 이후 부산진을 경선에서 패배한 정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장 후보는 “총선에서 승리해 반드시 국민의힘으로 돌아오겠다”면서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 전화 방식(ARS)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8.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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