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셀카 찍을 시간에 진심이 담긴 정치를 하라는 충고를 던졌다.
홍 시장은 1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한 위원장을 겨냥해 “대통령 덕에 국회의원 거저 먹겠다고 설칠 때가 불과 몇 달 전인데 이제 와 벼락치기 선거가 안 되니 그게 대통령 탓인가. 2년도 안 된 대통령을 제쳐두고 총선이 아니라 ‘대선 놀이’를 하면서 셀카나 찍는 선거전략으로 총선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믿었나”라고 말했다.
그는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총선 2년 전부터 치밀하게 선거 준비를 해서 수도권 압승을 이끌었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게 선거다. 선거는 막연한 바람이 아니고 과학이다”라며 “제발 남은 기간만이라도 남 탓하지 말고 지역구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읍소하라”라고 한 위원장에게 조언했다.
홍 시장은 이날 밤에도 한 위원장을 겨냥하고 나섰다. 그는 누리꾼들과 소통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서 한 위원장이 부산 해운대 유세에서 “우리 정부가 여러분 눈높이에 부족한 것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책임이 저한테 있지는 않지 않나”라고 말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물음에 “법무부 장관을 했으니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내다 비대위원장으로 왔으니 한 위원장에게 책임이 있단 뜻이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정부 인사 검증 기능을 수행한 바 있다.
다음날인 2일에도 홍 시장은 한 위원장을 겨냥하고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선거가 이번뿐만이 아니잖나. 벌써 핑계나 댈 생각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최선을) 다하고도 지면 깨끗이 승복하고 남 탓 말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자”라고 말했다. 총선에서 패배하면 핑계 대지 말고 책임을 지라고 한 위원장을 압박한 셈이다.
홍 시장은 “각종 사건·사고에도 책임진 사람이 없었지 않나. 총선에 집중하라”라면서 “셀카 찍는 시간에 국민에게 담대한 메시지나 던지라. 셀카 쇼만이 정치의 전부가 아니다. 정치는 진심(眞心)과 진심(盡心)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홍 시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같이 묶이는 한 위원장에게 묵직한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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