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정진석 비서실장·재선 홍철호 정무수석 임명

야당 협조 필수인 만큼, 여의도와 접점 늘리겠단 뜻

尹, 1년 5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서 기자들 질문 받아

하늘색 넥타이·미소 띈 얼굴…협치·소통 의지 부각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의 신임 비서실장 임명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의 신임 비서실장 임명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홍철호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신임 정무수석으로 임명했다. 여당의 4·10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으로 이관섭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안보실을 제외한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진이 사의를 표명한 지 11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신임 비서실장·정무수석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인사 발표를 직접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비서실장이 인사를 발표했었다.

윤 대통령은 정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비서실장으로서 용산 참모진뿐만 아니라 내각, (여)당, 야당, 언론과 시민사회 등 모든 부분에서 원만한 소통을 하면서 직무를 잘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15년간 기자로서 근무했고, 2000년도에 16대 국회에 진출해서 (충청 지역) 5선 국회의원을 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당에서도 비상대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장도 했다”며 “(또) 국회부의장, 국회 사무총장과 같은 국회직도 했다. 정계에도 여야 두루 아주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홍 신임 수석에 대해선 “당의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들어 보니까 소통과 친화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추천을 받았다”며 “무엇보다 자수성가한 사업가로서 민생 현장의 목소리도 잘 경청할 분”이라고 했다. 홍 수석은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 창업자로, 경기 김포에서 재선 의원을 지냈다.

윤 대통령이 5선 중진 정 의원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재선을 지낸 홍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각각 발탁한 배경을 두고선 ‘여의도 정치’와 접점을 늘리려는 의중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당의 총선 참패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소통 및 협치 부족이 꼽힌데다, 남은 임기 3년마저 여소야대 상황에 놓인 만큼,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을 이끌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관섭 전 비서실장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통’으로, 한오섭 전 정무수석은 여권 핵심 ‘전략통’으로 꼽히지만, 두 사람 모두 의정활동 경험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을 소개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을 소개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선 발표를 위해 두 차례 브리핑룸을 찾았을 때 모두 기자들로부터 현안 질문을 받으며 ‘소통’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윤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것은 지난 2022년 11월 18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질문을 받은 것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마지막이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관련해선 “대외적인 것보다 메세지라든지 이런 것을 할 때 평균적인 국민들이 이해하고 알기 쉽게 하자는 뜻”이라며 “지난 2년간 주요 국정과제를 정책으로 설계하고 집중하는 쪽에 업무의 중심이 있었는데, 지금부터는 국민에게 더 다가가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 추진을 위해 (여)당과의 관계뿐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도 더 살피고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가까운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하며 협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고, 발언 중간중간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관련해선 “이 대표의 얘기를 많이 들어 보려고 용산 초청이 이뤄진 것”이라며 “서로 의견을 좁힐 수 있고 합의할 수 있는 민생 의제들을 찾아 국민의 민생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몇 가지라도 하자는 그런 얘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후임 국무총리 인선과 관련해선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소통 강화 행보는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내달 10일 윤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와 출입기자 대상 기자회견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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