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향해 “경포당, 사포당, 영남 자민련” 비판

정부·여당 전략 미스 ‘반성 없다’ 날선 반응

서지영 “당이 대통령실을 만나 얘기해야”

윤재옥 “쓴소리 새겨듣고 원동력 삼을 것”

(왼쪽부터) 국민의힘 서지영 부산 동래구 당선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종혁 조직부총장, 김재섭 도봉갑 당선인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왼쪽부터) 국민의힘 서지영 부산 동래구 당선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종혁 조직부총장, 김재섭 도봉갑 당선인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북 험지에서 어떻게 당선됐냐고 묻는데,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 반대로만 했다”(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선인)

“대통령은 우리의 얼굴인데 이미지 추락이 개선 안 되면 앞으로 선거는 어렵다”(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4·10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하며 정부와 여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당의 잘못된 총선 전략과 대선 이후 추락한 윤석열 대통령의 이미지 개선 노력이 없었던 참모들의 무능함을 꼬집었다. 외부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을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당) ‘사포당'(40대를 포기한 당) ‘영남 자민련'(자유민주연합)이라 지적하며 외연 확장에 실패한 점을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산하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총선 참패의 원인과 그 해결책을 논의하는 자리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 김종혁 조직부총장, 서지영 부산 동래구 당선인,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 조정훈 서울 마포갑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당 외부에선 박명호 동국대 교수, 박원호 서울대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등이 함께 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문을 쓰기 위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현장에서 선거를 겪은 인사들은 정부와 여당을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꺼내들었다. 김재섭 당선인은 “강북 험지에서 어떻게 당선됐냐고 묻는데,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 반대로만 했다”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고 당에서 (걸라고) 내린 현수막은 단언컨대 4년 동안 한 번도 안 걸었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 중 여의도연구원에서 단 하나도 (여론조사 등의) 내용을 받지 못했다”며 “책임방기였다”고 성토했다. 그는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얘기들이 중앙당에서 계속 내려오는 상황에서 개개인 후보가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라는 게 너무 협소해진다”며 “지난 21대 총선과 거의 똑같은 의석수를 받았음에도 뭔가 잘될 것 같다는 생각만 하고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없어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경기 고양시병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윤 대통령의 무너진 이미지가 총선 참패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부총장은 “사람들의 마음을 좌우하는 건 콘텐츠가 아니라 스타일과 태도라는 걸 많이 느꼈다”며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인데, 대통령의 정책이 문제라는 것보다 ‘나는 대통령 스타일과 태도가 싫다’, ‘대통령 부부 모습이 싫다’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국가지도자인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 최고경영자 이미지)가 완전히 망했다. 대통령은 우리의 얼굴인데 이미지 추락이 개선 안 되면 앞으로 선거는 어렵다”며 “대통령이 ‘격노한다’고 나가면 그걸 보는 국민들이 행복하겠나. 격노해야 하는 사람이 대통령인가, 국민인가. 추락하는 경제를 나 몰라라 하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정부와 여당에 국민들이 절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 동래에서 당선된 서지영 당선인은 정부와 여당 간 소통의 부재를 꼬집었다. 서 당선인은 “당정관계에 대해 우리가 대통령실 비난만 하면 해결될 거라 생각하는 건 오판이다. 당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밖에서 언론에 떠드는 게 아니라 앞으로 용산 대통령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용기 있게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외부 인사들도 비판을 쏟아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경포당(경기도 포기 당)이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도 경기도에선 연전연패하고 민주당은 (전·현직 경기지사인) 이재명 대표와 김동연 지사는 대선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데 국민의힘은 난감한 상황”이라며 “또 국민의힘은 ‘4포당'(40대 포기 당)이 됐는데 40대 포기 전략이 아니라 40대 포위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경기도 총 의석 60석 가운데 6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세대로 치면 고령층에 국한됐고 2030에서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비주류가 된 것 아닌가.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을 포기한 정당이 됐고 영남 자민련 소리를 들어도 크게 이상하지 않게 됐다”고 꼬집었고,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2008년기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중산층·중도·수도권’ 등 3중 전략을 중심으로 선거를 지휘해 성공했던 사례를 들며 “현재 보수 정당 위기를 논하려면 이때로부터 얼마나 떨어졌나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금의 문제점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도 모르게 조금씩 쌓여진 것들이다. 시간이 걸려도, 과정이 힘들어도 반드시 바뀌고 더 나아져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향한 큰 쓴소리를 더 감사하게 깊이 새겨듣고 내부의 처절한 반성은 우리를 변화시킬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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