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미안함을 반복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우들이 호소했다.

채 상병 전우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공개 편지를 썼다. ⓒ뉴스1, MBC
채 상병 전우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공개 편지를 썼다. ⓒ뉴스1, MBC

7일 군인권센터 홈페이지에는 “윤석열 대통령님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개 편지가 올라왔다. 편지를 쓴 사람들은 익명의 병사 2명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고 채아무개 상병과 함께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렸으나 생존했다. “수근이와 함께 군 생활을 했고, 수근이를 떠나보낸 후 만기 전역했습니다.”

편지를 통해 이들은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해달라고 촉구하며, “모든 책임은 부하들이 지고, 선처는 사단장님이 받았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자 경례를 하고 있다. 2024.5.2. ⓒ뉴스1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자 경례를 하고 있다. 2024.5.2. ⓒ뉴스1

또 “채 상병 특검법을 ‘죽음을 이용한 나쁜 정치’라고 표현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뉴스로 접했다”면서 “이런 저희마저 수근이의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고가 발생하고 벌써 9개월이 지났다.  이만큼 기다렸으면, 이제는 특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이들은 끝으로 썼다. “저희는 정치에 별 관심 없었던 평범한 20대였습니다. 하지만 눈앞에서 수근이를 놓쳤던 그 때처럼, 수근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미안함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용기 내 부탁드립니다. 대통령님.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주십시오.” 

국민의힘 의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추가상정 되자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2024.5.2. ⓒ뉴스1
국민의힘 의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추가상정 되자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2024.5.2. ⓒ뉴스1

한편 대통령실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가운데 여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과 대통령실은 채상병 특검의 조건부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여권의 전향적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원론적으로 보면 채상병 특검 도입은 타당하지 않은 사안”이라면서도 “국민 다수가 특검 도입을 지지하게 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대안없이 거부권으로만 대응하는 것은 민심을 악화시킬 뿐더러, 비판 민심을 등에 업은 야당과 강경대치 국면으로 몰고가 협치는커녕 국정의 위기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보았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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