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IMF(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G20 재무장관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IMF(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G20 재무장관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정부가 기업부담 완화를 위해 국가계약제도 개선에 나선다. 소방과 군, 경찰 등 고위험업종 안전장비 낙찰 하한율을 대폭 상향한다. 공기업·준정부기관 발주 공사와 관련, 경미한 위반행위를 한 기업의 입찰참가제한 규제도 완화한다.

특히 이달 말까지인 유류세 인하 조치도 연장하되 단계적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불안정성 확대에 따른 민생부담을 고려해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위해 방문한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IMF(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 간 업계전문가 간담회와 현장조사 등을 통해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계약제도 개선 작업을 해왔고 4월 중 경제규제혁신TF(태스크포스)에서 최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에 따르면 우선 소방과 군, 경찰의 안전장비 낙찰하한율을 현재 60%에서 80% 수준까지 끌어 올린다. 현재 이들 고위험업종의 안전장비 낙찰하한율은 일반물자와 동일(60%)해 저가 낙찰 우려가 제기돼 왔다. 정부는 낙찰하한율을 상향함으로써 고위험업종 직군의 안전장비 품질 제고뿐 아니라 입찰기업의 경영여건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 물가상승 시 공사자재 계약금액 조정 요건도 완화한다. 최근 건축 원자재가격 상승에도 규제 탓에 기업이 해당 자재의 계약금액을 올리기 어려웠는데 정부가 계약금액 상향조정 여건을 완화키로 한 것이다.

경미한 위반행위를 한 기업의 공기업·준정부기관 발주계약 입찰 참여 규제도 푼다. 현재 공기업·준정부기관 발주계약은 입찰참가제한을 갈음할 수 있는 제재금 제도가 없다. 경미한 위반행위에 대해선 입찰참가제한 처분 대신 과징금 부과가 가능한 국가·지방자치단체 발주 계약과 차이가 있다. 정부는 국가의 과징금 제도와 유사한 제재금 제도를 도입해 경미한 위반행위를 한 부정당업자가 제재금을 내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발주기관에 입찰관련 정보가 늦게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정보 공개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IMF(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G20 재무장관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IMF(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G20 재무장관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 부총리는 이달 말까지인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추 부총리는 “국내 재정 상황 등도 고려해야 하지만 최근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 + 비OPEC 산유국 연합체)에서 추가 감산을 결정해 국제유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그에 따른 민생부담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현행 유류세 인하 조치는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후 고유가에 따른 서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정부는 2021년 11월 휘발유·경유 등에 부과하는 세금을 20% 낮췄고 지난해 7월에는 인하율 사상 최고인 37%까지 확대했다. 올해 들어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은 25%로 바꿨지만 경유는 37%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경유 인하폭을 줄여 휘발유와 맞추거나 휘발유·경유 인하폭을 15~20% 수준까지 일괄적으로 낮추는 등 단계적으로 폐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추 부총리는 “당정이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있다”며 “이번주쯤에는 어떻게 할건지 방침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수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선 “상반기, 특히 1분기는 굉장히 세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렇지만 (세수 추이가) 한해동안 어떻게 갈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관련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은 일축했다. 추 부총리는 “세입 추계를 새롭게 내부적으로 한다고 해서 반드시 추경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추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추 부총리는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가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우려사항을 전달했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100% 만족할 건 아니지만 친환경차·상업용 차량에 대한 가이던스(세부지침)에서 우려했던 상당 부분이 해소됐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부분이 있고 우려사항이 있어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옐런 장관) 본인도 가능한 범위에서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경제 상황과 관련해선 “미국은 (경제 상황이 상고하저) 초반에 괜찮고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것 아니냐 싶고 유럽은 지금은 안 좋은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 않겠나 싶다”며 “우리는 아직까지 (상저하고) 스탠스를 바꿀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기구나 월가에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 CEO(최고경영자)들도 한국에 대해 여전히 강한 신뢰를 보이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 출마와 관련해선 “국무위원은 들어오는 것도 자기 마음대로 못하지만 나가는 것도 마음대로 못한다”며 “전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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