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랜도스 CEO “한국에 4년간 25억달러 투자”

한국 콘텐츠 ‘흥행력’ ‘성장 가능성’ 높이 평가

‘제2의 오겜’ 나올까…웹툰 등 IP 시장도 기대

넷플 종속에 국내 OTT 경쟁력 약화 우려도

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K콘텐츠에 3조원 투자 결정을 발표하면서 국내 산업 전반의 전후방 효과가 기대된다. 콘텐츠 업체의 제작비 조달이 원활해지는 동시에 웹툰, 웹소설 등 IP(지식재산)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어서다. 다만 일각에선 OTT 산업이 성장한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나, 거대 자본을 동원한 넷플릭스의 ‘승자독식’에대한 우려와 함께 최근 넷플릭스와 국내 통신사간 망사용료 소송에 악재가 되지 않을까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25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4년간 한국 드라마·영화·리얼리티쇼 등 K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5억 달러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한 총금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서랜도스 CEO는 “저희 투자가 한국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한국 창작업계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한국의 문화, 한국의 창작물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보는 것은 아주 환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위치한 미국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열린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진 접견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와 시구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사진=뉴시스

K콘텐츠 흥행력 , 성장성 확인시킨 투자


업계에선 넷플릭스의 이번 투자 확대가 한국 콘텐츠의 ‘흥행력’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진출 후 지난해까지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수리남’ 등 빅히트작을 배출하며 투자한 것의 수십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넷플릭스 입장에서 한국은 ‘가성비’ 좋은 콘텐츠 공급처인 셈이다. 넷플릭스 내부에서는 이번 투자 확대로 ‘제2의 오징어게임’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콘텐츠 업계에서도 넷플릭스 투자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친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번 투자금이 국내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 자금줄이 될 수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190개 이상의 국가로 서비스되는 넷플릭스를 통한 K콘텐츠, 한류문화 확산 효과도 뚜렷하다. 2021년 글로벌컨설팅회사 딜로이트에 따르면 넷플릭스 투자 이후 K 콘텐츠 흥행을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약 5조6000억원이다. 또 콘텐츠 제작 및 배급업 분야에서 창출한 경제 가치는 약 2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P를 중심으로 웹툰, 웹소설 및 음악 등 연계 콘텐츠 산업의 후방효과도 기대된다. 그간 넷플릭스는 국내 웹툰 등의 IP를 활용한 상당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대표작으로는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DP’ ‘길복순’ 등이 있다. 신작도 줄줄이 예고된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사냥개들’ ‘택배기사’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다수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올해 공개할 예정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콘텐츠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라며 “IP를 중심으로 웹툰, 웹소설 등 연계 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나아가 패션, 뷰티, 관광 등 이종 산업으로까지 후방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OTT플랫폼에는 악재..망사용료법 논의에 찬물?


반면 일각에선 국내 OTT 플랫폼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넷플릭스 투자 확대 발표로 국내 OTT 업체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적자를 보면서 콘텐츠 투자를 늘린 국내 OTT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거대 자본을 동원한 넷플릭스의 ‘승자독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망사용료 부담을 놓고 소송을 진행중인 국내 통신사들로서는 넷플릭스의 투자확대가 현재 국회에 계류된 망사용료법 논의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걱정한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투자 확대는 OTT 산업을 성장시킨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면서도 “넷플릭스에대한 이용자와 제작사들의 쏠림현상을 심화시키는 반면 국내 업체들의 콘텐츠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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