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부들이 고가 웨딩드레스를 거부하고, 중고 웨딩드레스 매장에서 새벽 ‘오픈런’까지 벌이며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부터 비용을 줄이고 있다. 이런 ‘알뜰 결혼’ 문화가 미국에서 확산하면서, 미국 최대 웨딩드레스 체인점인 ‘데이비드 브라이덜’이 지난달 9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고 파산을 신청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천달러 짜리 웨딩드레스를 거부하는 신부가 늘고 있다고 보도하며, 지난달 22일에 결혼한 ‘올림픽 4관왕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26)의 사례를 들었다. WSJ에 따르면, 바일스는 온라인으로 웨딩드레스를 구매했고, 그 가격은 119달러(약 16만원)였다.

바일스뿐 아니라 미국의 예비 신부들이 전반적으로 결혼 관련 비용을 줄이고 있다. 지난 3월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중고 매장 ‘굿윌’의 결혼용품 판매 행사에는 오전 6시부터 수백 명이 줄을 서 대기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99~499달러(13만 3000~66만 9000원)짜리 중고 웨딩드레스를 사기 위해서다.

굿윌의 중고 웨딩드레스 이벤트 매출은 2019년 행사 때보다 2만 달러(2682만원)나 늘었다고 한다. 역시 중고 물품을 파는 ‘스레드 업’의 이벤트용 드레스 판매량은 4년 전보다 23% 늘었고, ‘포시마크’는 웨딩 부문의 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35%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런 ‘알뜰 결혼’이 확산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데이비드 브라이덜의 제임스 마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6일 법원에 제출한 파산신청서에 “점점 많은 신부가 중고 웨딩드레스를 선택하고 있다”고 이유를 썼다.

이는 미국 사회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결혼 지출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고, 싱글 가구가 증가하는 것도 고가 웨딩드레스의 퇴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화려한 드레스보다 개성 있는 드레스를 택하고, 신혼여행에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하는 성향이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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