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전거 동호회가 보행자 신호를 무시한 채 시민 사이를 뚫고 질주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

10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전거 동호회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글에는 오토바이 블랙박스에서 촬영된 영상이 첨부됐다. 영상에는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사거리에서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줄지어 거리를 운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신호 대기로 차들은 모두 정차하고 시민들은 길을 건너는 와중, 도로 끝에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자전거 동호회 무리가 “그렇지~ 오 나이스”라고 외치면서 나타난다.

이들은 보행자 신호를 무시한 채 우회전을 한다. 한 대가 지나가자 뒤이어 따라오던 이들도 줄줄이 뒤를 잇기 시작한다. 어림잡아 7명 이상이다. 처음 지나쳤을 때는 시민들이 이제 막 횡단보도에 진입해 자전거와 거리가 있었으나, 나중에는 대여섯 명이 길을 거의 다 건너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전거 운전자들은 정지하지 않고 “지나가요!”라며 시민들에게 소리친다. 이에 시민들은 자전거에 움찔하며 제자리에 멈추어 섰고, 자전거가 모두 떠난 뒤에나 마저 길을 건넌다. 건널목 한쪽의 ‘우회전 시 보행자 주의’ 표지판이 무색한 모습이다.

영상을 촬영한 이는 자막을 통해 “줄지어서 다니는 건 아는데 이건 좀 아니다 싶더라”라며 “보행자 신호인데 오히려 시민들이 기다려야 했다”고 밝혔다. 해당 장소는 라이딩을 즐기는 자전거가 많은 곳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즉각 공분했다. “제발 남에게 피해 좀 주지 말아라”, “이런 건 단속 안 하나?”, “도로가 혼란해진다”, “어떻게 멈추는 자전거가 하나도 없냐” 등의 반응이었다. 한 누리꾼은 “이러니 자라니 소리 듣지”라는 댓글을 남겼다. ‘자라니’는 자전거와 고라니의 합성어로, 도로에서 자전거 운전자들의 위험한 운행을 비하하는 말이다.

한편 보행자 보호 의무 강화를 골자로 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교차로에서 우회전 시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불일 때는 보행자 유무와 상관없이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한 후 우회전해야 한다. 우회전 전용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서는 우회전 신호에 따라 주행하면 된다.

이에 따라 자전거도 ‘우회전 일시 정지’를 어기면 범칙금 3만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영상 속 자전거 운전자들은 모두 범칙금 및 벌점 부과 대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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