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쇼 ‘2023 플레이엑스포’가 개막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산 킨텍스에 모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게임쇼 현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신작 체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올해 행사에는 닌텐도, 반다이남코, 아크시스템웍스 등 굵직한 콘솔 업체들도 부스 참가하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죠.

▲ ‘철권 8’ 비공개 테스트 참가자 모집 이미지 (사진 제공: BNEK)

이 중에 반다이남코는 사전에 모집된 인원 한정이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대전격투 신작 ‘철권 8’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눈길을 모았죠. 대전격투게임 장르에서는 그야말로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타이틀이기에, 아마 체험에 당첨된 테스터들은 모처럼 흥분되는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체험이 이루어진 만큼, 작품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기 마련! 이번에 ‘플레이엑스포’를 찾은 반다이남코 ‘철권 8’ 개발자 3인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소상히 풀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개발자 Q&A

▲ 하라다 카츠히로 수석 프로듀서(좌)와 야스다 나오야 마케팅 & e스포츠 프로듀서(우) 모습
▲ 하라다 카츠히로 수석 프로듀서(좌)와 야스다 나오야 마케팅 & e스포츠 프로듀서(우) 모습

Q. 현재까지 ‘철권8’ 개발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하라다 카츠히로 프로듀서(이하, 하라다): 어떤 타이틀이든 개발 과정이 순조로운 경우는 없겠지만, 이번 ‘철권 8’은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기한에 잘 맞춰 개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2일에 발매되는 ‘스트리트 파이터 6’ 전에 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Q. 이번 프로젝트의 개발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요?
야스다 나오야 프로듀서(이하, 야스다): 반다이남코에서도 전례없는 크기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처음인 부분이 정말 많죠. 룰이 없다면 만들고, 이를 회사 내부로 퍼뜨리는 식으로 새로움이 많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하라다 프로듀서도 언급했지만,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할 정도로 정해진 일정은 잘 지키고 있기에 앞으로도 개발에 전력하고자 합니다.

Q. 이번에 내건 ‘어그레시브’ 콘셉을 포함해, 어필하고자 하는 포인트가 있나요?
야스다: 네, 이번 체험을 통해 많은 분들이 연출적인 부분에서 ‘어그레시브’함을 충분히 느꼈으리라 보는데요. 앞으로 이런 부분을 잘 나타낼 방법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고자 합니다. 이번 ‘철권 8’은 여러 방면으로 살펴보면서 개발하고 있기에, 여러분의 관심이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오랜만에 한국에 온 소감은 어떤가요?
하라다: 사실상 거의 3년만에 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코로나19가 끝나고 와서 보니, 변화가 참 빠른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전만해도 매년 방문했는데… 이번에 3년만에 오니까 부산 모습도 많이 바뀌고, 자동차도 참 많이 좋아하는데, 시민들이 타는 자동차 트렌드에도 변화가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죠. 아울러, 공항에서도 이런 변화들을 많이 체감했습니다.

야스다: 저 같은 경우, e스포츠 담당이라 그런지, 원래는 2020년까지만해도 빈번하게 와서 한국 선수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요. 그 이후에는 온라인상으로만 연락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죠. 오랜만에 오프라인 테스트를 통해 다시금 직접 접할 기회가 많아지니까, 비로소 스타트 라인에 섰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 하라다 카츠히로 수석 프로듀서 모습
▲ 하라다 카츠히로 수석 프로듀서 모습

Q. 대전격투게임 장르에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나요? 
하라다: 네 일단, 한국 시장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규모 이상으로, 대전격투게임만이 아니라, RTS, FPS, TPS, 슈팅 등을 포함해 국제 무대에서 큰 존재감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플루언서들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항상 비중을 두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게임 문화를 잘 받아들였다는 점도 인상 깊은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일본은 사실 게임업계에 종사한다거나, 게임을 잘한다는 것을 지금도 보수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인데요. 한국은 초기 단계부터 게임을 잘하는 사람들이 CM에 등장하거나, 게임업계도 급격하게 성장하는 등 디지털적인 부분에서의 발전이 상당히 빠르게 이루어졌죠. 이런 부분이 남다른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Q. 지난 30년간 ‘철권’이 이룩해온 발전, 어떤 기분으로 바라보고 있나요?
하라다: 일단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저는 90년대, 저를 포함해 여러 개발자들이 만든 시리즈가 이렇게까지 전개될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도 이런 부분을 두고 계속 감탄하고 있죠. 가끔 부장으로써 새로운 세대의 사람들의 면접을 보기도 하는데요. 이런 사람 중에 ‘철권’ 1편과 3편이 태어나기도 전에 나왔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기도 했죠.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아, 나도 곧 죽겠구나…”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Q. 개발자 분들이 실력, 이해도가 높을수록 유저들과의 소통이 유리하다고 보는데요. 개인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 궁금합니다.
하라다: 일단, 저 하라다는 진짜 진짜 게임을 잘합니다. 특히 ‘철권 5’ 시절을 기준으로는 사내에서 상대할 사람이 없었을 정도죠. 그 당시에는 네덜란드 챔피언도 쓰러뜨렸을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영 아닙니다. 아무래도 손이 안 따라주는 순간들이 많은데요.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는데, 몸이 안 따라주는 시점에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Q. 직접 해보니, 새롭게 도입된 ‘스페셜 스타일’을 통해 최속풍신권이 단박에 발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혹시 이런 부분에서 조작에 대한 개발 기조가 변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하라다: 하나 오해를 풀자면, 이번 ‘스페셜 스타일’의 최속풍신권은 기존 커맨드를 사용해서 나가는 것과는 다릅니다. 조금 더 느리죠. 기존처럼 커맨드를 사용하면 조금 더 빠르기 때문에, 동시에 쓴다면 ‘스페셜 스타일’로 쓰는 사람이 질 것입니다. 

원래 ‘철권’에서는 기술을 먼저 쓴다고 강한 것이 아니라, 늦게 내더라도 강할 수 있다 혹은 시간차를 두고 내도 강하다를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이번 ‘스페셜 스타일’은 어디까지나 다른 캐릭터를 쓰고 싶을 때, 원래 실력의 비슷한 감각을 체감할 수 있게끔 만들기 위해 도입한 요소입니다.

▲ '철권 8' 공식 스크린샷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 ‘철권 8’ 공식 스크린샷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Q. 초보자 입장에서 ‘스페셜 스타일’을 사용하니 팽팽하거나,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서 상당히 즐거웠습니다. 덕분에 초보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보는데요. 혹시 사내 테스트를 하면서 이런 초보자와 숙련자의 대전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는지 궁금합니다.
하라다: 일단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감상 감사합니다. 마치 저희 반다이남코 직원이 의견을 주신 것 같은데요. 그런 점에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스페셜 스타일’은 더 많은 유저에게 폭 넓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도입된 부분입니다. 다만, 하나의 오해를 풀자면 기존 커맨드 조작과는 구분 없기에, 언제든지 바꿀 수 있죠. 이는 상급자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이런 점에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고도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야스다: 하나 설명에 덧붙이자면, 이번 작품은 ‘철권’ 시리즈의 초보자들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특히 책임자로써 예산을 따야 할 때, 결정권자들도 이번 작품은 즐기고 있어서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 이케다 코헤이 디렉터 모습
▲ 이케다 코헤이 디렉터 모습

이케다 코헤이 디렉터(이하, 이케다): 저도 초심자와 상급자 간의 밸런스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일단 이번 작품에서 자기보다 잘하는 유저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는 부분이 안심이 되는 부분이고요. 이런 ‘스페셜 스타일’은 버튼 하나로도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밸런스적으로 고민한 부분도 적지 않죠. 실제로, 커맨드 입력 중에 바꿔 사용한다면 공격이 바로 나가서 타격에 성공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이런 부분은 발동을 느리게 조정해 밸런스를 맞추기도 했습니다.

하라다: 이를 두고 ‘스페셜 스타일’만 쓰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무릎(Knee) 배재민 선수가 왼손을 봉인하고 싸운다고 하더라도 여러분이 이기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이런 조작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으리라 봅니다.

Q. 이번 비공개 테스트는 전작 숙련자 위주로 진행됐는데요. 혹시 초보자도 접할 수 있는 오픈형 테스트는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하라다: 일단 이번 테스트는 기존 ‘철권’에 실력을 가진 유저들을 대상으로 먼저 진행됐는데요. 앞으로도 이런 테스트를 통해 더 많은 유저들에게 접근하고 싶은 생각도 분명히 있습니다. 아직 일정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내부적으로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우리 ‘철권’이 나아갈 방향성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철권 8' 공식 스크린샷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 ‘철권 8’ 공식 스크린샷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Q. 이번 테스트를 찾은 한국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는 어떤 의견이 나왔나요?
야스다: 이번 테스트는 한국 말고도 다른 지역에서도 진행됐는데요. 한국에서도 여러 긍정적인 의견을 받았습니다. 특히 ‘철권 7’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기던 유저 분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라다: 일단 ‘철권 8’에 대한 의견은 상당히 호평입니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너무 무섭네요. 사실 전작 ‘철권 7’과 ‘철권 4’ 때는 보수적인 의견들이 많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익명 앙케이트도 받았는데, 보통 익명이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답변을 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모두 긍정적인 이야기만 있었죠. 오히려 무섭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어딘가 고쳐 달라는 말이 나왔으면 하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큰 변화가 있는 게임에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너무 좋은 말만 나오니 날 은퇴시키려는 음모론까지 의심될 정도입니다.

Q. 자고로 ‘철권’은 매 행사마다 신규 캐릭터를 발표해왔는데요. 이번 행사에는 그럴 계획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가령, 한쪽 눈에 안대를 차고, 태권도를 잘하는 캐릭터라던지…?
하라다: 캐릭터 발표의 경우, 행사마다 직원들이 들고 오는 제비뽑기 박스가 있는데요. 거기에 수많은 USB들이 들어있습니다. 그 안에 캐릭터 영상이 들어가 있는데요. 가끔 뽑아도 아무것도 안 나오는 USB도 있죠. 그래서 우리도 앞으로 공개할 캐릭터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습니다.

▲ '철권 8' 공식 스크린샷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 ‘철권 8’ 공식 스크린샷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Q. 오랜만에 카자마 준이 돌아오면서 구작 캐릭터 모두 부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전체 로스터는 어느 정도로 잡고 있나요?
하라다: 역대 캐릭터 전원 부활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어려운 문제라고 보는데요. 물론, 돈과 시간만 들이면 할 수 있겠지만, 발매 시점에 현존하는 70명이란 캐릭터를 낸다고 하면 당연히 초보자는 고를 수 있는 폭이 많아서 좋아하겠지만, 상급자는 대응법을 그만큼 고심해야 되서 불평할 수밖에 없죠. 

로스터의 경우, 일단 6월 시점에 나올 제가 좋아하는 타이틀이 하나 있는데요. 그것보다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모두 내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Q. 혹시 이번 ‘철권 8’에도 싱글플레이를 위한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나요?
하라다: 아시다시피 ‘철권’은 항상 가정용 작품에서는 여러 부가적인 요소를 많이 더해왔는데요. 일단 ‘철권 8’은 그런 점에서 내용적으로, 콘텐츠적으로 충실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 봅니다. 더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개발진이 게임 볼륨을 크게 키워 놨습니다. 오죽하면 12만원에 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Q. 향후 ‘철권 월드 투어(TWT)’ 같은 대회도 분명 진행될텐데요. 이번 ‘철권 8’로는 언제쯤 진행될지 궁금합니다. 아직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을지라도, 할 수 있는 한 정보를 공유해 주셨으면 합니다.
야스다: 일단 ‘철권 월드 투어 2023’은 현재 준비 중에 있고요. 아마 ‘철권 8’은 내년에 논의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고로 이런 e스포츠 대회는 세계 제일의 선수를 정하기 위함보다는, 모두가 즐기는 것이 목표라서 ‘철권 8’에 들어서도 비슷한 기조로 가져가고 싶습니다.

▲ 야스다 나오야 마케팅 & e스포츠 프로듀서 모습
▲ 야스다 나오야 마케팅 & e스포츠 프로듀서 모습

Q.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야스다: 오늘 찾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여러 질문을 통해 ‘철권 8’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철권 8’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이 남았으니, 앞으로의 정보를 기대하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이번 테스트로 전해주신 이야기를 바탕으로 더 나은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이케다: 오늘 개발이 너무 바빠서 한국에 가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화상으로나마 여러분과 마주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현 ‘철권’ 디렉터로서, 개발에 더욱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금일 감사했습니다!

하라다: 게임 미디어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사실 게임 마케팅 규모로 본다면 한국 시장은 작은 크기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실적으로 보자면, 일본과 한국의 영향력은 막대하죠. 특히 서로 존경하는 커뮤니티도 있어서, 큰 시너지가 나온다고 봅니다. 앞으로 ‘철권 8’이 발매되면, 더 젊은 유저층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많이 주목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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