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지하철에서 안면부지의 여성을 공격한 ‘묻지마 범죄’가 또다시 발생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 경찰(NYPD)은 전날 뉴욕시 퀸스 라과디아 공항 근처 한 노숙자 쉼터에서 카말 셈레이드(29)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셈레이드는 지난 21일 이른 아침 지하철을 타고 가다 맨해튼의 한 역에서 함께 내린 35세 여성의 뒤에서 머리를 움켜잡았다. 그때 승강장을 빠져나가려는 열차를 향해 있는 여성을 힘껏 밀쳤다.

피해 여성은 병원에 입원했으나, 경추 골절에 두피가 심하게 찢어지고 4개 주요 혈관이 손상된 상태라고 검찰은 밝혔다.

케럴린 맥기건 검사는 “피해자는 현재 목 아래로 마비된 상태”라면서 “뇌졸중 또는 사망의 위험도 있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이 여성의 병원 치료비 모금 운동을 위한 페이지가 개설됐다. 이 페이지에 따르면 피해자는 튀르키예 출신 이민자 에 일마즈 오즈소이다.

한편 셈레이드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번 사건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뉴요커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무작위 폭력 범죄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뉴욕 지하철에서는 정신적으로 불안한 노숙자들의 ‘이유 없는 공격’이 증가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 셈레이드도 최근 2년간 퀸스의 노숙자 쉼터에 거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철서 ‘묻지 마 범죄’ 급증…대응책은 ‘글쎄’

뉴욕 지하철에서 ‘묻지 마 범죄’가 일어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뉴욕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행인을 표적으로 삼고 선로로 밀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지하철이 진입하고 있지 않았으나, 피해자는 어깨·등·쇄골 등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6월에도 한 남성이 여성의 뒤를 따라 걷다가 그를 팔로 감싼 뒤 지하철 플랫폼 너머 선로로 던지는 범죄가 일어났다. 1월에는 중국계 여성이 ‘선로 밀치기’에 당해 숨지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2021년 뉴욕 지하철 승객 100만명당 폭력 범죄율이 2019년 대비 25% 증가했다. 2022년 뉴욕 지하철에서의 범죄는 30% 급증했고, 역사와 차량 내에서 각종 위반으로 인한 체포 건수는 47%나 폭증했다.

코로나19 이후 노숙자 이용 시설이 상당수 폐쇄되면서 지하철역에 노숙자가 늘어난 것이 ‘묻지 마 범죄’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지하철 승객 수가 감소하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도 지하철 시설 관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지하철에 추가 경찰관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 1월에는 정신이상 증상의 노숙자가 발견될 경우 본인 의사과 상관없이 강제 입원시키겠다는 강경책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어 지하철 안전문은 오는 2024년 설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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