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이 드디어 162승 달성에 성공했다. 양현종은 시즌 3승과 더불어 정민철 해설위원(161승)을 뛰어넘어 개인 통산 최다승 단독 2위까지 올랐다.

양현종은 5월 27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6.2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3실점으로 팀의 6대 3 승리에 이바지했다.

양현종은 5월 8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서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을 펼쳐 8이닝 6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개인 통산 161승 고지에 올라갔다. 하지만, 이후 두 차례 등판에서 승리를 얻지 못해 162승 달성이 다소 미뤄졌다.

 KIA 대투수 양현종이 개인 통산 162승 고지에 올랐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대투수 양현종이 개인 통산 162승 고지에 올랐다. 사진=KIA 타이거즈

27일 경기에서 다시 162승에 도전한 양현종은 1회 초를 무실점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팀 타선도 1회 말 1사 1, 3루 기회에서 최형우의 희생 뜬공을 통해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2회 초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 타자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은 양현종은 1사 뒤 박동원에게 2루타를 맞고 1사 2, 3루 위기에 처했다. 이후 후속 타자 김민성을 3루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 2사 1, 3루 상황이 이어졌다.

박해민을 상대한 양현종은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3구째 147km/h 속구를 바깥쪽 보더라인에 꽂았다. 육안으로 봐도 스트라이크에 확실한 공이었지만, 나광남 구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이 볼 판정 하나의 나비효과는 엄청났다.

양현종이 박해민에게 4구째 던진 131km/h 슬라이더가 1타점 동점 좌중간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어진 2사 2, 3루에서 홍창기에게 던진 초구 145km/h 속구가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돼 1대 3 역전까지 허용했다.

 5월 27일 광주 LG전 2회 초 박해민 타석 때 나온 양현종의 3구째 속구가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 판정을 받았다. 사진=해당 중계화면 캡처
5월 27일 광주 LG전 2회 초 박해민 타석 때 나온 양현종의 3구째 속구가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 판정을 받았다. 사진=해당 중계화면 캡처

볼 판정 하나에 루킹 삼진 무실점이 3실점 역전 허용으로 바뀐 셈이었다. 그래도 양현종은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마운드를 지켰다. 양현종이 추가 실점 없이 안정적인 투구 흐름을 이어가자 팀 타선도 응답했다.

KIA는 4회 말 최형우의 볼넷과 김선빈의 안타로 만든 1사 1, 2루 기회에서 변우혁의 1타점 적시타로 2대 3 한 점 차 추격에 돌입했다. 이어 KIA 벤치는 한승택 타석에서 대타 이창진을 투입했다.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이창진은 우중간을 가르는 역전 2타점 적시 2루타로 한순간 경기를 뒤집었다.

이에 양현종도 5회 초를 삼자범퇴로 막고 162승 요건을 충족했다. KIA는 5회 말 김선빈의 1타점 적시 2루타, 6회 말 박찬호의 1타점 적시타로 점수를 6대 3까지 벌렸다.

6회 초를 삼자범퇴로 넘긴 양현종은 7회 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마지막 위기였다. 양현종은 7회 초 1사 뒤 정주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사 1, 2루 위기가 찾아왔다. 이후 홍창기 타석에서 2루 주자 정주현이 3루 도루를 하다가 죽는 행운이 따라왔다. 하지만, 양현종은 홍창기에게 끝내 볼넷을 허용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양현종의 162승을 지키고자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최지민이었다. 최지민은 첫 타자 스트라이크 볼넷으로 내준 2사 만루 위기에서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양현종의 승리 요건을 지켰다. 최지민은 8회 초도 탈삼진 2개를 포함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양현종 162승 고지로 가는 마지막 위기는 9회 초였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9회 초 1사 뒤 세 타자 연속 안타 허용으로 1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정해영은 문성주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오지환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해 양현종 162승을 끝내 지켰다.

 KIA 투수 양현종이 5월 27일 광주 LG전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투수 양현종이 5월 27일 광주 LG전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이날 양현종은 2회 초 아쉬운 볼 판정 하나로 3실점 역전을 허용했음에도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관록투’를 선보였다. 올 시즌 초반 양현종은 8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 2.29 47탈삼진 WHIP 1.29로 좋은 투구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다섯 차례 퀄리티 스타트 기록에도 3승만 거뒀기에 승운이 다소 안 따라준 셈이다.

그래도 이날만큼은 팀 동료들도 악착같이 양현종의 162승을 도왔다. 4회 말 대타 이창진이 KIA 벤치와 양현종의 기대에 부응하는 역전 적시 2루타를 날렸고, 7회 초 위기 상황에서 올라온 최지민도 마치 자신이 양현종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마무리 정해영도 불안한 투구 내용 속에서도 결국 승리를 지켰다.

꾸준함을 증명한 양현종은 이제 개인 통산 최다승 단독 2위에 올라 다음 목표인 송진우(210승)를 향해 달려간다. 다소 멀어 보이지만, 양현종의 꾸준함과 성실함을 생각한다면 남은 선수 생활 동안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과연 양현종이 개인 통산 200승을 넘어 송진우를 넘어서는 그날까지 ‘리빙 레전드’의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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