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자신의 본모습을 완벽히 되찾았다.

KBO리그 레전드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의 아들이기도 한 이정후는 2017년 히어로즈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그해 신인왕을 받은 그는 2018년부터 2022시즌까지 5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빠르게 KBO리그의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342 59홈런 47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2다.

이러한 활약을 발판삼아 올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예정인 이정후. 그러나 그는 올해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4월 한 달 성적은 타율 0.218에 3홈런 13타점 11득점. 이정후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치들이었다.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볼을 치기 위해 타격폼을 바꿨는데, 여기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7일 고척 LG전에서 6출루에 성공한 키움 이정후.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7일 고척 LG전에서 6출루에 성공한 키움 이정후.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하지만 이러한 결과물에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전혀 급하지 않았다. 홍 감독은 그동안 수 차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표하며 이정후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러한 믿음 속에 이정후는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했다. 원래의 타격폼으로 돌아오며 5월 한 달간 타율 0.305 1홈런 12타점 14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7일 고척 LG전에서도 이정후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번 경기 전까지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88을 거두고 있던 상대 선발투수 아담 플럿코의 6구 체인지업을 공략, 1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쳐냈다. 아쉽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3회말 들어 이정후의 타격감은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다. 선두타자 박찬혁이 중견수 플라이로 돌아선 뒤 타석에 등장해 플럿코의 4구 140km 몸쪽 커터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정후의 시즌 6호포였으며, 비거리는 110m로 측정됐다.

 키움 이정후가 7일 고척 LG전 3회말 우월 솔로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키움 이정후가 7일 고척 LG전 3회말 우월 솔로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6회말 첫 타자로 나서 플럿코의 4구 슬라이더를 당겨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친 뒤 송성문의 1타점 좌전 적시타에 홈을 밟은 이정후는 이후 8회말과 9회말, 연장 12회말에도 모두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아울러 12회말에는 김수환의 투런포에 홈을 밟아 이날 세 번째 득점도 올렸다.

최종성적은 3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3볼넷 3득점. 3루타를 때려내지 못하며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는 무산됐지만, 6출루를 달성하며 개인 한 경기 최다 출루 기록을 다시 썼다. 종전은 5출루로 총 14차례 있었다. 또한 이정후는 시즌 타율 0.290을 기록, 3할 타율 돌파도 눈앞에 두게 됐다.

이날 연장 12회말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LG와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키움. 그러나 키움은 승전고보다 더 소중한 ‘부활한 이정후’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이는 현재 22승 1무 33패로 공동 8위에 머물러 있는 키움의 반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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