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설화와 관련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냈던 대통령실이 대응을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중국의 책임 있는 조치를 기다리는 동시에 북한 등 동북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중관계 악화로 비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15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미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입장을 전했다. 중국의 조치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싱 대사가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발언을 한 이후 정부가 강경한 반응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10일 싱 대사를 초치해 발언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 13일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외교관으로서 상호 존중이나 우호 증진의 태도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주한 중국 대사의 부적절한 처신을 국민께서 아주 불쾌해하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던 대통령실도 같은 날 오후 “가교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며 “중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싱 대사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힌 데다 더 이상의 언급은 한중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을 수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올해 우리 정부가 올해 한중일 정상회담 의장국으로서 정상회담 연내 개최를 목표로 중국에 의향을 전달하고 외교 채널 간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만 위협뿐만 아니라 북한이 정찰위성 등 우주발사체까지 쏘아 올리며 도발을 거듭하고 있어 동북아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전날 싱 대사 관련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한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상호 존중, 공동 이익,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자, 건강하게 발전시키자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며 “한중관계의 건강한 발전에 도움이 안 되고 역행하는 일들은 없어야 한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여권 일각에서 요구하고 있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 지정에 대해서도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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