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대표팀을 꿈꾸며 축구를 했다. 대표팀은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라 그런지 더 배울 점이 많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앞선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1무 2패를 거뒀던 클린스만호는 이로써 첫 승전고를 또다시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아쉬운 결과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 한국은 75위의 엘살바도르를 시종일관 몰아붙였다. 후반 3분에는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의 도움을 받은 황의조(FC서울)가 골문을 열며 승리와 마주하는 듯 했지만, 후반 41분 프리킥 상황에서 알렉스 롤단에게 헤더로 실점,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엘살바도르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가진 설영우(오른쪽)는 시종일관 맹활약을 펼쳤다.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엘살바도르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가진 설영우(오른쪽)는 시종일관 맹활약을 펼쳤다.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다만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수비수 설영우(울산현대)의 발굴은 클린스만호가 얻은 수확 중 하나였다. 지난 3월 A매치 기간 부상으로 이탈한 김진수(전북현대)를 대신해 발탁됐지만,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던 그는 이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쾌조의 경기력을 뽐냈다.

설영우는 시종일관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엘살바도르의 측면 수비를 괴롭혔다. 전반 4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후 이재성(FSV 마인츠 05)에게 날카롭게 볼을 찔러줘 한국의 첫 유효슈팅이 나오는 데 기여했으며, 전반 중반부터는 자리를 옮긴 이강인(레알 마요르카)과 호흡을 맞춰 수 차례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기도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설영우는 “매 순간 대표팀을 꿈꾸며 축구를 했다. 상상 이상이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형과 함께 뛰고 싶었는데, 오늘 이뤘다”면서 “소속팀 울산도 K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대표팀은 전국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라 그런지 더 배울 점이 많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대 선수들의 기술이 좋다고 생각해서 수비에 집중하려고 했다”며 “(앞선의) 이강인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이 편할 수 있게 열심히 뛰어 수비를 끌어주려 했다. 두 선수의 기술이 좋아 나에게도 공이 많이 온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2020년 울산에서 데뷔해 좌, 우를 가리지 않는 측면 수비수로 활약해 온 설영우. 그는 A매치 데뷔전에서 오른쪽 수비수 보직을 맡았다. 설영우는 왼쪽과 오른쪽 중 어떤 위치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질까.

그는 “오른발 잡이라 오른쪽이 더 편하다. 오른쪽에서는 크로스와 슈팅이 가능하다. 공격적인 옵션이 더 많다”며 “현대축구에서는 측면 수비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관여하면서 좋은 패스도 많이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설영우는 “경쟁자보다 내가 뭐가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내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 시키겠다. 다음에 또 대표팀에 온다면 (클린스만) 감독님께 좋은 옵션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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