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주식인 파스타 가격이 치솟으면서 최근 국민들이 불만이 거센 가운데, 제조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파스타 제조사들이 제품 가격 인하 압박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 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아 시민들의 ‘파스타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소비자 단체 ‘코다콘스’는 최근 규제당국에 파스타 제조사들의 가격 담합 가능성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소비자들에게는 파스타 불매운동을 촉구하면서 일종의 ‘파스타 파업’을 촉구하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이탈리아의 파스타 1㎏당 가격은 전년 대비 14% 올랐고, 4월에는 15.7%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이탈리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8% 오는 것에 비해 2배 가까이 뛴 셈이다.

이탈리아는 전 세계에서 파스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로, 국민 1인당 소비하는 파스타가 매년 23㎏에 이른다. 이로 인해 지난해 이탈리아 4인 가족의 식료품비는 연평균 7690유로(약 1066만원)까지 치솟았다. 전년 대비 12%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파스타값 급등에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자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다만 가격이 자연 조정될 것으로 판단해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닐 쉬어링은 “가격 통제는 새로운 공급을 저해함으로써 식품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자 단체에서는 “파스타 주원료인 캐나다산 듀럼밀 가격이 2021년 하락했음에도 파스타 가격의 상승세는 지속돼왔다”면서 제조사가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듀럼밀 가격은 최근 소폭 상승했지만, 고점 대비 40% 이상 내렸다.

이에 대해 바릴라, 드 세코 등 이탈리아 파스타 제조사들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억울하다”고 밝혔다. 국제 밀 가격의 하락이 소비자 판매가로 전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4위 파스타 제조사인 ‘라 몰리사나’의 최고경영자(CEO) 주세페 페로는 “회사들이 최고 가격일 때 사놓은 밀 재고를 여전히 소진하고 있기 때문에 파스타 가격이 여전히 높다”며 “서너 달 안에 (소진이) 끝나면,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파스타 가격 상승에 분노하고 있다. 4월 기준 영국과 독일의 파스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6%와 21.8% 올랐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국내 라면업체들에게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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