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장섰던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 혐의로 조사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검찰총장실은 2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 장관 축출을 위한 무장 반란을 선동한 프리고진의 행동에 대해 “형사 사건의 틀에서 적절한 법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정규군이 발사한 미사일에 내 부하가 다수 사상했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바그너의 후방 캠프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지시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자신의 부대가 쇼이구 장관을 응징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프리고진은 “우리는 2만5000명이고, 이 나라에서 왜 무법 상태가 발생했는지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쇼이구 장관을 비롯한 러시아군 고위직들이 권력욕에 눈이 멀어 푸틴 대통령을 속인 채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는 “프리고진의 진술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그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촉구한 것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FSB는 바그너 그룹 소속 용병들에게 “범죄적이고 기만적인 명령에 따르지 말라”며 프리고진을 붙잡아 당국에 넘길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프리고진은 24일 텔레그램에 올린 음성 메시지에서 “바그너 용병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에 진입했다”며 “그들에게 방해가 되는 누구든 파괴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 “이것은 쿠데타가 아니고 정의의 행진”이라며 “우리는 끝까지 갈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둘러싼 상황을 알고 있다”면서 필요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은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국방부 등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모스크바 일대의 보안이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바그너 그룹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점령했으나, 그 과정에서 러시아군 수뇌부와 큰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그룹 용병들에게 의도적으로 탄약 등 보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갈등이 증폭되자 쇼이구 장관은 최근 모든 비정규군에 국방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 국방부의 방침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쇼이구 장관에 힘을 실어줬다. 이로 인해 현지에서는 프리고진이 사실상 버림받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우크라이나도 이런 러시아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파벌들이 권력과 돈을 두고 서로 잡아먹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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