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에 나서면서 주식시장이 잠시 휘청거렸다.

25일 재팬타임즈 등에 따르면 지난 주 중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누리꾼들의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이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방류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인다.

중국 최대 SNS 웨이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해시태그는 3억뷰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특히 일본 화장품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며 오염수 방류로 인한 화장품 안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쇼핑 플랫폼 샤오홍슈의 설문조사에서 4472명의 응답자 중 79%는 “일본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본 화장품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한때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세이도 주가는 지난 주 6.7% 떨어지면서 10개월 만에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폴라오르비스, 고세 등 다른 화장품 제조사들도 3% 넘게 미끄러졌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의 사토 와카코 애널리스트는 “일본 브랜드들이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근본적 원인은 국내 소비의 악화”라면서도 “이번 불매운동은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우려와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달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맹비난하며 주변국 정부와 합의할 때까지 일본이 오염수를 배출하지 말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일본 화장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유아용품, 식품, 일본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중국 브랜드까지 불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본 화장품 브랜드 ‘SK-II’를 보유한 P&G는 성명을 통해 “일본에서 제조되는 어떤 제품도 방사능 오염 위험이 없다”며 “온라인에서 퍼지는 우려는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일본에선 이번 불매운동이 대규모 ‘노재팬’ 운동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진화에 나섰다.

제프리스의 미야사코 미츠코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수입을 금지하지 않는 한 불매운동이 일본 화장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불매운동이 커다란 흐름을 형성하거나, 일본 회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모닝스타리서치의 지니 첸 선임 애널리스트도 “일본에 반대하는 일부 누리꾼들은 이 기회를 키워서 일본 브랜드 전체를 보이콧하려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이 무조건 동참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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