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면역 T세포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 원인이라는 사실을 최초 규명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면역 T세포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 원인이라는 사실을 최초 규명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면역 T세포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T세포는 몸속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 일종이다. 하지만 T세포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핵심 원인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4일 과학계에 따르면 박수형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 이같은 연구 내용을 게재했다. 석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과 조성동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생 등이 공동 연구한 결과다.

원형탈모는 모낭(털을 만드는 피부 기관)을 침범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1~2%의 유병률로 비교적 흔히 발생한다. 그동안 원형탈모증은 면역 세포에 의해 발생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발병 기전은 현재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원형탈모 환자의 피부 조직·혈액과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와 림프절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상기억 T세포(Virtual Memory T cell)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 발병의 핵심 원인이라는 사실을 최초 규명했다.

가상기억 T 세포는 항원에 공격받지 않았음에도 활성화된 면역기능을 이미 갖고 있는 세포군이다. 이들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관련 세포가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피부에서 분비된 사이토카인이 가상기억 T세포를 활성화시켜 높은 세포독성 능력을 갖는 면역세포군으로 분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수용체(NKG2D)를 통해 항원 비특이적인 세포독성 작용으로 모낭세포를 파괴했다.

특히 연구팀은 사이토카인과 수용체(NKG2D)의 기능을 억제해 원형탈모증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만성질환의 병인과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박수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가상기억 T 세포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항원 비특이적인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후 오히려 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준 것”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항체 치료제를 신약 개발한다면 다양한 만성 염증질환의 발생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4대 과학기술원 공동연구프로젝트, 대한모발학회 기초분야 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국내외에서 탈모 인구는 나날이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 진료 인원은 24만3000여명에 달한다. 노화나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탈모까지 포함하면 1000만명에 달한다는 추정치도 있다.

면역 T세포가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연구 모식도. / 사진=KAIST(한국과학기술원)
면역 T세포가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연구 모식도. / 사진=KAIST(한국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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