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장수단백질로 알려진 '클로토'(Klotho)를 원숭이에 주입해 기억력 향상 효과를 최초 확인했다. / 사진=네이처
미국 연구진이 장수단백질로 알려진 ‘클로토'(Klotho)를 원숭이에 주입해 기억력 향상 효과를 최초 확인했다. / 사진=네이처

미국 연구진이 노화방지 단백질을 주입한 원숭이에게 기억력 향상 효과를 최초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활용한 물질은 장수 단백질로 알려진 클로토(Klotho)다. 영장류와 인간 사이 밀접한 유전·생리학적 유사성을 고려하면, 향후 사람 대상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6일 과학계에 따르면 그레이엄 윌리엄스(Graham Williams) 미국 예일대 의대 박사와 데나 듀벌(Dena Dubal)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신경과학연구소 박사 등 공동연구팀은 지난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이같은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그동안 노화에 따른 인지 기능 장애는 생물의학 분야 최대 난제였다.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각국에서 노화를 방지하거나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하는 약물 등을 개발해오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우선 생쥐를 대상으로 클로토 단백질이 노화방지에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지켜봤다. 클로토 단백질이 몸 속에 들어간 생쥐는 뇌 속 시냅스 가소성과 인지력 증가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어 평균 22세인 늙은 원숭이 18마리에게 체중 1㎏당 10㎍(마이크로그램)의 저용량 클로토를 투여한 뒤 작업 기억력과 공간 기억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클로토를 한 차례 투여받은 늙은 원숭이는 모든 영역에서 기억력이 향상됐으며 이 효과는 2주간 지속됐다.

하지만 클로토 투여 용량을 체중 1㎏당 20㎍과 30㎍으로 늘린 경우, 인지 기능 개선 효과는 크지 않았다. 생쥐 실험에선 클로토 투여 용량을 높일수록 인지 능력이 향상됐다. 이는 원숭이와 생쥐의 뇌 구조와 네트워크 복잡성이 다른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클로토 단백질이 영장류 실험에서 인지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라면서 “영장류와 인간 사이 밀접한 유전·생리학적 유사성을 고려하면 이번 연구는 사람의 인지 장애를 치료하는 근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클로토 주사가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왜 이렇게 오래 효과가 지속되는지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며 “클로토가 뇌 속에서 작용하는 구체적 메커니즘을 향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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