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오른쪽)가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영주(오른쪽)가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인터뷰 하는 이영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인터뷰 하는 이영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유럽리그 무대를 누비며 더 성장해 돌아왔다. 여자축구 대표팀 ‘멀티 플레이어’ 이영주(31·마드리드CFF)가 ‘4년 전과 다르다’며 굳은 각오를 전했다.

이영주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 친선경기를 마치고 “간절하게 여기까지 달려왔다. 지난 월드컵이 너무 아쉬웠다. 이제는 아쉬움을 하나도 남기고 쉽지 않다”고 밝혔다.

1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왔다. 미드필더와 수비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영주는 콜린 벨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중요 멤버로 활약했지만, 지난 해 7월 동아시아컵을 치른 뒤 소속팀 개막전을 앞두고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오랫동안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포기하지 않고 긴 부상을 이겨냈다. 지난 5월에는 소속팀 리그 마지막 경기 교체명단에 포함돼 부상이 완쾌됐음을 알렸다. 덕분에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앞두고 극적으로 복귀했다.

이영주는 벨 감독의 히든카드가 될 전망이다. 1년 만에 태극전사 유니폼을 입었지만, 아직 복귀전을 치르지 못했다. 이영주는 아이티전에서도 벤치만 지켰다. 하지만 주전으로 활약했던 베테랑 미드필더인 만큼 컨디션만 찾는다면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80~90%”라고 밝힌 이영주는 “부상은 괜찮다. 경기 뛰는 것만 남았다. 호주에 가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월드컵을 시작할 때는 100%로 맞추겠다”고 약속했다.

이영주는 WK리그에서 차근차근 성장해 스페인 진출까지 이뤄냈다. 2013년 WK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보은 상무에 지명돼 프로 경력을 시작했고, 2016년 인천 현대제철로 팀을 옮긴 뒤에는 팀 우승도 이끌었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2021년 12월 스페인 마드리드CFF로 이적했다. 치열한 유럽 무대는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이영주는 “아무래도 유럽 선수들과 부딪혀 본 게 도움이 된다. WK리그에서도 좋은 경기를 하고,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지만, 밖에서 다양한 선수들과 부딪히며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리그에서 활동 중인 이영주. /사진=이영주 SNS
스페인 리그에서 활동 중인 이영주. /사진=이영주 SNS
이영주(오른쪽)의 소속팀 훈련. /사진=이영주 SNS
이영주(오른쪽)의 소속팀 훈련. /사진=이영주 SNS

호주·뉴질랜드 대회는 이영주의 두 번째 월드컵이다. 그간 월드컵에서 좋은 기억이 많지 않았다.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무릎부상을 당해 출전이 무산됐고, 직전 대회였던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에는 출전했지만 대표팀은 3전 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4년 전 아픔은 강한 동기부여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독기를 품고 호주·뉴질랜드 대회를 준비했다. 이영주는 “그간 월드컵에서 안 좋았던 기억이 너무 컸다. 마음 깊숙이 잡혀 있다. 그런 기억들을 털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무실점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평가전 상대 아이티는 월드컵에서 만날 콜롬비아를 염두에 둔 ‘가상의 상대’였다. 아이티는 콜롬비아와 마찬가지로 속도와 피지컬이 좋은 팀이다.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도 있다. 아이티는 두모네이 멜치에가 끊임없이 한국을 괴롭혔다. 콜롬비아는 178cm의 체격이 좋은 공격수 마이라 라미레즈가 경계대상 1호다.

라미레즈도 스페인 리그에서 활약 중이라 이영주가 잘 알고 있는 선수다. 이영주는 “경기 초반 아이티의 강한 모습에 당황했지만, 전술을 보완해 잘 헤쳐나갔다. 아이티전에 앞서 상대 두모네이를 주요 선수로 뽑아 대인방어를 준비했다. 라미레즈에 대한 수비 연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경기였다”며 “벨 감독님의 고강도 훈련도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아이티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우리 팀 선수들의 경기력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영주는 “아이티전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셨다. 힘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진심을 전했다. 아이티전은 2013년 동아시안컵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여자축구 상암 A매치’였다. 이번 월드컵과 맞물려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9127명의 관중이 모였다. 역대 최다관중을 기록한 2019년 프랑스 월드컵 직전 아이슬란드전에서의 1만 5389명을 뛰어 넘지 못했지만, 축구 팬들은 관중석 양 옆을 가득 채워 뜨거운 “대~한민국” 응원을 보내며 선수들에게 힘을 보냈다.

이영주(가운데)의 플레이.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영주(가운데)의 플레이.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일전에서 활약한 이영주(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일전에서 활약한 이영주(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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