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픽사베이의 그래픽 이미지.

회사 여과장과 ‘썸’을 타는 것 같다는 글을 올려 인터넷을 후끈하게 달궜던 디시인사이드 회원이 여과장과 하룻밤을 보냈다는 내용의 후기를 올렸다.

중소기업 대리인 누리꾼은 최근 디시인사이드 중소기업 갤러리에 ‘과장이랑 우산 쓴 놈인데 마지막 후기다’란 글을 올려 술자리를 가진 뒤 과장과 하룻밤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글을 쓰기 전 과장과 술을 마시기로 약속했다면서 심장이 벌렁거린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둘이 간 곳은 횟집. 과장은 소주, 글쓴이는 하이볼을 마셨다. 긴장한 까닭인지 글쓴이는 하이볼 석 잔째에 취해 자기 인생사를 얘기했다.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 할머니랑 살았던 이야기, 할머니와 아버지가 사고를 당해 돈을 버느라 학교를 관두고 공장에 다녔던 이야기, 일하는 게 힘들어서 2년 동안 모은 돈을 아버지에게 모두 주고 군대로 도망가서 ‘말뚝’을 박으려고 했던 이야기, 군대에서 훈련받다 부상을 입은 채 제대하고 다시 공장에 들어간 이야기, 평소에 자기를 좋게 봐주던 사람이 면접 기회를 줘서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했던 이야기, 그 와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야기, 아버지 몸이 괜찮아져서 이젠 집에 돈을 가져다주지 않고 저축한다는 이야기가 글쓴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과장은 “고생 많았다”라면서 인생사를 풀며 울컥한 글쓴이를 위로한 뒤 “생긴 거 멀쩡하고 사람 착하고 말도 예쁘게 해서 인기가 많은 줄 알았는데 (그렇게 고생이 많았다니) 의외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과장이 연애 경험이 있는지 물었다. 글쓴이는 두 달 정도 연애한 적이 있는데 집에 주는 돈이 많다 보니 여자친구를 배려하지 못했다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헤어졌다고 했다. 그 뒤로 여자들에게 고백을 받은 적도 있지만 심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어 다 거절했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우중충해지자 과장이 2차를 가자고 했다. 치킨집에 갔는데 자리가 없었다. 그때 과장이 직진했다. “그냥 방 잡고 시켜 먹을까요?” 둘은 모텔로 향했다. 글쓴이는 모텔에서 벌어진 일을 다음과 같이 공개했다.

“모텔은 처음이라 불 켜는 법을 몰라 ‘얼’ 탔음. 카드를 꽂고 테이블에서 맥주랑 치킨을 먹음. 얼추 다 먹자 과장님이 카운터에서 준 걸 주면서 욕조에 뿌리고 물 좀 받아 놓으라고 함. 물 받으면서 입욕제를 뿌리니까 이렇게 되더라.

사진 찍어서 ‘과장님, 이거 봐요. 거품 짱 많아요’ 하니까 귀엽다고 해줌. 먼저 들어가서 씻은 과장님이 나한테 ‘들어올래요?’라고 말함. 다리가 달달 떨렸음. 문 앞에서 속옷을 입고 들어가야 하나 벗고 들어가야 하나 고민하는데 과장님이 불 끄고 들어오라고 함.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알몸으로 들어갔는데 과장님이 욕조에 들어오기 전에 샤워하라고 했음. 샤워기로 물만 뿌리고 들어감.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눔. 과장님이 ‘연애 경험도 없는 애를 데리고 뭐 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좋다’고 말함. 나도 좋다고 했는데 그 뒤론 상상에 맡긴다. 그날 야동에서만 보던 걸 해봤는데 좋았음. 너무 좋았음. 다음날 아침에 나갈 때 손잡아도 되느냐고 물어보니까 그런 거 일일이 물어보지 말라고 해서 손잡고 ‘오늘부터 1일이에요?’라고 물어보니까 귀엽다며 웃음. 그리고 토요일에 과장님 집에 데려다 주고 집에 가서 누워 전화했음. 과장님이 나한테 ‘큰일 났다’ 벌써 대리님 보고 싶다‘고 하기에 바로 다시 과장님한테 감. 주말 내내 붙어 있다가 같이 자고 월요일에 출근해서 글 씀. (동료인) 이 주임이 빨리 ’썰‘을 풀라고 함. 내가 고개만 끄덕이니 ’사귀는 거예요? 꺄악!‘이라고 말하면서 자기 혼자 난리를 침. 후기 끝.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다. 주작이라고 생각하면 뭐 어쩔 수 없지. 욕은 하지 마라. 인증할 만한 것도 딱히 없긴 한데 그렇다고 여기에다 나랑 과장님 얼굴을 올릴 수도 없고… 내가 머리가 그리 좋지 않다. 주작까지 할 머리는 안 되니까 그냥 이런 놈도 있구나 하고 봐라. 그럼 이만.”

글쓴이와 과장의 ’썸‘은 둘이 하룻밤을 보내기 며칠 전인 지난달 26일 글쓴이가 비를 맞고 출근하는 과장에게 우산을 씌워주면서 시작됐다. 한 우산을 둘이 썼던 까닭에 신체가 밀접하게 접촉됐음에도 과장은 싫다는 기색을 하는 대신 점심에 함께 커피를 마시자고 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 여과장님이랑 우산 같이 쓰고 옴‘이란 글을 올려 누리꾼들에게 자기가 겪은 일을 자랑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과장은 카카오톡으로 구내식당 대신 바깥에 있는 초밥집에서 함께 식사하자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글쓴이가 동료에게 함께 갈지 묻겠다고 하자 과장은 그냥 단둘이 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우산은 하나만 가져가자고 했다. 초밥집에서 오붓하게 식사한 뒤 과장은 글쓴이에게 커피를 사줬다. 과장의 말과 행동에서 뭔가 미묘한 느낌을 받은 글쓴이는 “과장님이랑 ’썸‘을 타는 것 같다”고 누리꾼들에게 말했다.

이후 사흘이 흐른 지난달 29일 과장은 글쓴이에게 말했다. “우리 내일 술 마실래요?” 둘이 술을 마신 날 모텔에 들어갔다. ’썸‘을 탄 지 함께 ’나흘‘ 만에 거사를 치른 셈이다. 알고 보니 과장은 진작부터 글쓴이에게 마음을 둔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술을 마시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글에서 “동료 직원에 따르면 워크숍에 갔을 때 과장님이 내 칭찬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 ’대리님처럼 자상하고 다정하고 착한 남자를 만나야 한다‘고 칭찬했다고 하더라”라면서 “생각해 보면 그 뒤로 과장님이 우리 팀에 자주 온 것 같긴 하다”라고 말했다.

이하 사진=디시인사이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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