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할 병원이 없어 대전에서 세종까지 이송돼 수술받은 초등학생이 치료 중 결국 숨졌다.

구급차 사진 / 연합뉴스

21일 대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쯤 수업이 진행 중인 대전 중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A양이 뇌출혈 증세를 보이고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곧바로 출동한 119 구급대는 대전 관내 병원에 A양 이송이 가능한 지를 문의했다. 하지만 모든 병원으로부터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구급대는 충북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급하게 세종충남대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출동 뒤 약 1시간가량이 이미 지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뇌출혈 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수술 2주 만에 숨을 거뒀다.

병원들은 하나같이 어린이 응급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이나 시설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A 양 가족들은 학교 관계자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어린이 응급 의료 공백을 막을 대책 마련이 지지부진한 사이, 또 한 생명이 병원을 찾아 헤매다 치료 시기를 놓쳐 결국 숨졌다.

현행 법령상 응급환자 등을 이송하는 자는 병원 수용 능력을 확인하고 이송하도록 하고 있다. 이 과정에 병상 부족을 이유로 수용이 거부되면 구급대는 수용할 수 있는 병원 수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이에 응급환자의 치료 적기를 놓치게 된다. 실제로 중증 응급환자의 적기(현장에서 병원까지 1시간)를 놓치는 사례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이 제출한 이송 지연 사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4332건, 2020년 8443건, 2021년 1만 2852건, 2022년 1만 6939건 등이다. 또 국립중앙의료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잠정치) 중증 응급환자가 치료의 적기 내 도착하지 못한 건수는 2018년 47.2%, 2019년 47.3%, 2020년 48.4%, 2021년 50.8%, 2022년 52.1%로 지속해 증가했다.

조화 사진 / sky-and-sun-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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