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야산에서 유기된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가 잇따라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는 소규모 번식업자의 소행이라고 판단하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산 동물사랑 길고양이 보호연대(보호연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부산 사하구의 한 야산에서 유기된 고양이 15마리가 연이어 발견됐다.

이 산에서는 지난 1월에도 품종묘인 새끼 고양이 2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10일까지 품종묘 13마리가 잇따라 유기된 채 발견됐다.

보호연대는 버려진 고양이들이 아파트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산책로 인근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돼 동일인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일 이어진 장마철 폭우에 외진 산속에 유기된 고양이들 대부분은 진드기와 영양실조 등에 걸려 동물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또 암컷 고양이들은 모두 젖 뭉침이 응어리진 상태였는데, 이는 새끼 출산을 지속해서 반복한 흔적으로 보인다고 보호연대는 설명했다.

허가 쉬운 탓에 소규모 번식업자, 가정 분양 형태로 늘어나

이번에 발견된 고양이 15마리에 대해 보호연대는 고양이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소규모 번식업자가 산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호연대에 따르면, 가정 분양 형태로 판매가 이뤄지는 소규모 고양이 번식업자는 최근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문제는 관리나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각종 질병에 노출되거나 유기될 환경에 쉽게 놓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일에도 수원의 한 오피스텔에 고양이 수십마리가 구조된 바 있다. 발견 당시 고양이들은 각종 질병에 걸린 상태였다. 특정 품종에 집착한 개인이 고양이들을 종별로 수집하고 있었고, 그렇게 모아놓은 고양이들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이 오피스텔은 번식업에 등록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구조 당시 암컷 성묘의 대부분은 임신 중인 상태였을 뿐 아니라, 고양이 수십마리는 격리되지 않은 공간에서 지내고 있었다.

이런 소규모 번식업 실태에 대해 보호연대 관계자는 “소규모 동물생산업은 허가가 쉬운 탓에 20마리 이하 가정 분양 형태로 고양이 번식장이 늘어나고 있다”며 “어린 품종묘가 경매장에서 잘 팔리지 않다 보니 소규모 번식업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고양이를 직거래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애완동물 가게나 가정 번식장에서 안 팔리는 품종묘는 이번 사례처럼 사각지대에서 유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유기하거나 굶주림·질병 등에 대해 조치를 게을리해 학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적발 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보호연대는 현상금 100만 원을 내걸고 고양이를 유기한 사람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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