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외야수 토미 팸은 화제가 된 타석 양보에 대해 말했다.

팸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진행된 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전날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그는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출전, 4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9회에도 타석이 돌아왔지만, 팀 동료 제이스 피터슨과 대타 교체됐다.

 토미 팸은 2차전에서 4안타 기록한 이후 백업 멤버 피터슨에게 타석을 양보해 화제가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토미 팸은 2차전에서 4안타 기록한 이후 백업 멤버 피터슨에게 타석을 양보해 화제가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9회에도 타석에 들어와 안타를 때렸다면 월드시리즈 최초 5타수 5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 기회를 백업 멤버에게 양보했다.

이후 팸은 대타 교체와 관련해 토리 러벨로 감독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자 소셜미디어 댓글을 통해 ‘대타 교체는 내가 원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직접 해명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언제나 월드시리즈에서 뛰는 것에 대해 말한다. 내가 지금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이 9년이 다돼가는데 이제 첫 월드시리즈에 출전하고 있다. 그만큼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다”라며 동료에게 월드시리즈 타격 기회를 주고싶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 직접 댓글을 단 것에 대해서는 “감독님을 비난하는 의견들이 많길래 변호하고 싶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팸에게 기회를 받은 피터슨도 메이저리그 10년차 선수다. 서비스 타임으로는 7년을 훌쩍 넘겼다. 유틸리티 선수로 굵지는 않아도 긴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선수다.

피터슨은 “팸이 8회 네 번째 안타를 때리고 득점한 뒤 들어와서는 ‘다음 타석에 대신 나갈거니까 준비하고 있어라’고 말했다”며 팸에게 직접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챔피언십시리즈는 로스터에 제외됐다 월드시리즈에 다시 합류한 그는 “솔직히 놀랍지는 않았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고 경기 상황을 보며 부름을 받으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솔직히 대타 출전이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러벨로 애리조나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진정한 팀 모먼트”라며 극찬했다. “팸은 아주 똑똑한 선수고 여러분이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많은 선수다. 그는 5안타 기록에 도전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리라 확신한다. 그런 그가 내게 와서 ‘저 친구에게 타석 기회를 주고싶다’고 했다. 나는 ‘정말로 100% 확실하냐?’고 되물어봤다. 그리고는 ‘7-1로 앞선다면 허락하겠다. 7-2가 되면 좌우 매치업에 따라 재고할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겨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애리조나는 9회초에도 7-1 리드를 유지했고, 팸의 바람대로 피터슨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월드시리즈 첫 타석을 소화한 피터슨은 “월드시리즈에서 뛴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멋지다”며 소감을 전했다.

러벨로는 “이 순간이야말로 ‘팀 동료가 팀 동료를 사랑해서 기회를 양보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줬다. 그것은 기록보다 팀 동료였다. 우리 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며 칭찬을 이었다.

팸은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평판이 안좋은 선수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시절에는 수비 도중 김하성과 충돌한 뒤 쓰러진 김하성에게 화를 내고 코치와도 싸움을 벌여 논란이 됐다. 신시내티 레즈 시절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작 피더슨을 폭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일을 통해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이 앞선 선수라는 점이 밝혀졌다.

팸은 “주변의 평판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내 에이전시가 내 일을 잘 찾아주고 있다. 혹시 모른다. 신시내티 시절 트레이드됐을 때는 자이언츠 구단에서 다른 팀들에게 뭔가를 말했을지도 모른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3차전을 앞둔 그는 “2차전의 분위기가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는 좋은 플레이를 많이 보여줬다. 이 분위기를 이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가 상대할 슈어저는 좋은 투수다. 힘든 승부가 될 것”이라며 3차전을 예상했다.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하자 그는 “3승 남았다”는 짧고 굵은 메시지를 내놨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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