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의
▲ 오타니 쇼헤이의 “동경하지 맙시다”에는 뒷얘기가 숨어 있었다. ⓒ 일본 야구 대표팀

▲ 곤도 겐스케 ⓒ 일본 야구 대표팀
▲ 곤도 겐스케 ⓒ 일본 야구 대표팀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오늘은 동경하지 말고 이기는 것만 생각합시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지난 3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을 앞두고 일본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명연설을 했다. 메이저리거로 이뤄진 미국 선수들을 동경하는 마음이 있었더라도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그런 생각을 내려두자는 얘기였다. 

오타니의 발언이 자극제가 됐을까. 일본은 선취점을 내준 뒤에도 주눅들지 않고 경기를 뒤집었다. 일본은 2회초 선취점을 빼앗겼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회말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동점 홈런과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땅볼 타점으로 역전했다. 4회에는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달아나는 솔로 홈런까지 나왔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여전히 일본이 주도권을 가졌다. 그리고 명장면이 펼쳐졌다. 올해 전세계 야구를 통틀어 가장 극적인 승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운명 같은 맞대결이었다. 

▲ 일본은 WBC 결승전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투입해 1점 리드를 지키고 우승을 차지했다.
▲ 일본은 WBC 결승전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투입해 1점 리드를 지키고 우승을 차지했다.

▲ 일본은 WBC 결승전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투입해 1점 리드를 지키고 우승을 차지했다.
▲ 일본은 WBC 결승전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투입해 1점 리드를 지키고 우승을 차지했다.

▲ 열광하는 선수들.
▲ 열광하는 선수들.

3-2로 앞선 채 맞이한 9회 오타니가 일본의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마지막 1점 차에서 만난 상대는 다름아닌 마이크 트라웃이었다. 당시만 해도 LA 에인절스에서 동료였던 두 사람이 서로의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오타니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포효했다. 무관의 제왕 트라웃은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명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되고, 다시 오타니의 명연설이 야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런데 이 연설 뒤에는 재미있는 뒷얘기가 숨어 있었다. 닛폰햄 시절 오타니와 동료였던 곤도 겐스케(소프트뱅크 호크스)가 그 뒷얘기를 꺼냈다. 

곤도는 29일 연말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타니의 연설에는)뒷얘기가 있다. 슈토 우쿄(소프트뱅크)가 트라웃의 사인볼을 부탁했다. 미즈하라 잇페이(오타니의 통역) 씨가 트라웃에게 사인볼을 두 상자 정도 받아서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오타니는 아마 그 장면을 보고 선수들에게 그런 말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마이크 트라웃.
▲ 마이크 트라웃.

곤도 역시 사인볼을 덥썩 받았다고. 게다가 곤도는 “감독님도 받아갔다”며 웃었다. 

한편 곤도는 멕시코와 준결승전 역전 끝내기 승리가 선수단에게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고 밝혔다.

일본은 멕시코에 0-3으로 끌려가다 요시다 마사타카의 동점 3점포를 앞세워 3-3으로 균형을 맞췄다. 다시 추가점을 내주고 3-5로 끌려갔지만 8회 1점을 따라잡은 뒤 9회 오타니의 2루타와 요시다의 볼넷 출루, 그리고 대회 내내 침묵하던 무라카미의 2타점 짜리 역전 끝내기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 곤도 겐스케.
▲ 곤도 겐스케.

▲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 ⓒ 일본 야구 대표팀 홈페이지
▲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 ⓒ 일본 야구 대표팀 홈페이지

#오타니의 명연설 “동경은 그만합시다” 전문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동경하지 맙시다.”  

“1루에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가 있고, 중견수는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이고, 또 외야에 무키 베츠(다저스)가 있을 겁니다. 야구를 하다보면 누구나 들어본 적 있을 만한 그런 선수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오늘 하루만은, 동경하면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왔으니까 오늘 하루만은 동경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이기는 것만 생각합시다.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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