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2023년 6월 10일.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의 새로운 역사가 탄생한 날이었다.

장소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 이곳에서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대망의 결승전이 열렸다. 맨시티의 상대는 이탈리아의 강호 인터 밀란이었다.

경기가 열리기 전 많은 전문가들이 최강의 흐름을 자랑하고 있는 맨시티의 손쉬운 승리를 전망했다. 경기 뚜껑이 열리자 예상은 빗나갔다. 맨시티는 고전했다. 인터 밀란의 단단한 수비는 맨시티에 기회를 주지 않았다.

팽팽한 흐름. 이것을 깬 이가 등장했다. 간판 공격수 엘링 홀란드도 아니었고, 에이스 케빈 더 브라위너도 아니었다. 중앙 미드필더 로드리였다. 후반 23분 로드리는 팀 승리를 확정 짓는 선제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결국 맨시티는 로드리의 골을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로드리는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맨시티 구단 역사상 최초의 UCL 우승이었다. 그리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과 FA컵 우승까지 더해, 구단 최초의 ‘트레블’도 달성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 트레블 이후 두 번째 트레블을 달성하고, 감독 최초의 2회 트레블 주인공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로드리도, 맨시티 전체가 열광과 흥분의 도가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마음껏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었다. 

로드리는 스페인 ‘아스’와 인터뷰를 가지면서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 기쁨과 영광을 잊을 수 없다. 로드리는 자신의 골이 UCL 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은 지네딘 지단, 그리고 월드컵 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같이 역사에 남을 수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생생히 기억나는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대화 내용도 폭로했다. 이 내용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명장이 됐는지를, 아주 간단 명료하게 알려준다.

로드리는 “UCL에서 우승한 순간 펩은 나를 붙잡고 ‘우리가 해냈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상황이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 발생했다.

로드리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말에 ‘반발(?)’ 했다고 한다. 무슨 내용이었길래?

로드리는 “우리가 UCL 우승컵을 들어 올렸음에도 펩은 여전히 경기의 콘셉트를 설명하고 있었다. 우리가 무엇을 잘했고, 우리가 무엇을 잘 못 했는지, 왜 빌드업에서 부족했는지 등을 설명했다. 그래서 나는 펩에게 ‘지금은 즐기자, 지금은 축하하자, 내년에 그럴 시간이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로드리는 UCL 우승이라는 영광을 마냥 즐기고 싶었다. 아무 생각 없이 기쁨에만 몰두하고 싶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이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로드리는 “UCL 우승이 결정된 상황에서도 그런 점을 신경 쓰는 감독이 펩이다. UCL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로드리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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