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 LG-SSG고우석./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깜짝’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던 고우석이 마침내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음과 동시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서울시리즈’ 마운드에 설 전망이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3일(이하 한국시각) “한국의 우완투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그들은 고우석을 마무리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4일 ’뉴욕 포스트’의 조엘 셔먼은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 달러(약 59억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우석은 올 시즌 일정이 모두 끝난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신분조회’의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이 관심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있을 때 진행하는 매우 형식적인 절차다. 신분조회 요청을 받더라도 반드시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함덕주(LG)의 경우 고우석과 마찬가지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LG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KBO리그에 잔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서 고우석이 결단을 내렸다. 신분조회 요청을 통해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음을 확인한 고우석은 고심 끝에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기로 했다. 고우석은 2023시즌을 치르는 내내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뜻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모두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다. 고우석이 결단을 내리자 이번에는 LG 트윈스가 고심에 빠졌다. 2년 연속 ‘우승’을 목표로 두고 있는 LG 입장에서는 마무리를 떠나보내야 하는 쉽지 않은 결정이 필요했던 까닭이었다.

차명석 단장은 고우석 측으로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확인한 뒤 곧바로 그룹 고위층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그 결과 LG는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고우석이 꿈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도록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조건이 없는 승인은 아니었다. 고우석은 물론 LG 구단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계약을 품었을 때 빅리그 진출을 허락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리고 고우석은 지난달 5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을 대상으로 포스팅이 됐다.

고우석, 2023년 11월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마이데일리

고우석이 갑작스럽게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드러낸 만큼 현지 언론에서는 고우석을 조명하는 기사는 많지 않았다. 그나마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불펜진 보강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연결되는 것이 유일했다. 3일 세인트루이스 지역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데릭 굴드가 “고우석이 세인트루이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 최근에 나온 고우석에 관한 유일한 기사였다.

지난달 5일 포스팅이 된 고우석은 오는 4일 오전 7시에 포스팅 기한이 마감되는데, 빅리그 입성이 불발되는 것처럼 보이던 중 샌디에이고행 임박 소식이 전해졌다.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이 “한국의 우완투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밤 고우석 측으로부터 샌디에이고로부터 받은 계약 규모를 들은 LG는 다시 한번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하기로 했다.

LG는 ‘뉴욕 포스트’의 보도가 나온 직후 “고우석은 포스팅 절차에 따라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았으며, LG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메이저리그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고우석은 3일 메디컬테스트를 포함한 계약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밝히면서,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입단이 보다 가까워졌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샌디에이고는 현재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스토브리그 시작과 동시에 2024시즌 연봉 3300만 달러(약 432억원)가 예상되는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를 통해 떠나보냈고, 지금은 김하성을 비롯해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로베르토 수아레즈 등이 유력한 트레이드 후보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력 보강에 손을 놓지 않았다.

고우석, 2023년 11월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이 3.80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0위에 랭크됐다. 내셔널리그만 놓고 보면 4위에 해당될 정도로 탄탄한 불펜진을 갖춘 팀이었다. 그러나 닉 마르티네스, 루이스 가르시아를 비롯해 ’마무리’ 조쉬 헤이더 등 불펜 자원들이 팀을 떠나면서 불펜진이 헐거워졌고, 지난달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2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은 마쓰이 유키를 영입한데 이어 이번에는 고우석까지 품에 안게 됐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샌디에이고가 마쓰이를 영입했고, 마무리 등판과 관련해 옵션이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우석이 마무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은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이 가까워졌다는 소식과 함께 고우석이 마무리를 맡을 것으로 전망했고, ’CBS 스포츠’는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마무리를 위한 싸움에서 로버트 수아레즈, 마쓰이 유키를 제치고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KBO리그에서는 줄곧 맞대결만 펼쳐왔던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리고 샌디에이고는 오는 3월 20~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서울시리즈’ 맞대결을 펼치는데, LG가 아닌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게 됐고, ’10년 7억 달러(약 9160억원)’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은 오타니 쇼헤이와 맞붙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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