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뮌헨 이적이 임박한 다이어  ⓒ365scores
▲ 뮌헨 이적이 임박한 다이어 ⓒ365scores

[스포티비뉴스 = 장하준 기자] 이해할 수 없는 영입이 성사되기 직전이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에 정통한 독일의 플로리앙 플라텐버그 기자는 5일(한국시간) “에릭 다이어의 뮌헨 이적이 구두로 합의됐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다이어의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이며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1억 원)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이적시장 소식에 정통한 이탈리아의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 역시 다이어의 이적설을 확인했다. 로마노 기자는 5일 “뮌헨은 새로운 센터백 옵션으로 다이어를 고려 중이다. 토트넘은 다이어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즉시 결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다이어는 2012년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프로 데뷔했다. 잉글랜드 국적을 가진 선수치곤 특이한 경력인데, 다이어는 10살 때 가족을 따라 포르투갈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이후 다이어는 포르투갈에서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14년 스포르팅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 무려 10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고 총 364경기에 출전했다. 입단 초반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점차 센터백으로 자주 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쯤되면 토트넘 팬들은 다이어를 레전드로 대우할 법도 하다. 다이어가 토트넘에서 뛴 시간과 출전 경기 수를 고려했을 때, 레전드 못지 않은 기록이다. 하지만 다이어는 조금씩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더니, 결국 지난 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토트넘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다이어는 188cm라는 강력한 신체 조건을 갖췄지만, 그에 따라 순발력이 너무나 아쉬운 편에 속한다. 빠른 발을 갖춘 상대 공격수에게 허둥지둥대는 모습을 자주 선보인다. 또한 위치 선정도 아쉬워 상대에게 쉽게 공간을 허용하며 실점의 빌미를 자주 제공한다. 

자연스레 다이어는 토트넘 최악의 수비수로 거듭났다. 곧바로 토트넘은 작년 여름 다이어 판매 계획을 세웠다. 당시에도 뮌헨이 다이어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찾고 있었는데,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이어를 낙점했다. 하지만 이적은 무산됐고, 다이어는 결국 이번 시즌도 토트넘과 함께하게 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토트넘 잔류는 최악의 결과를 낳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새로 부임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기용할 생각이 없었다. 자연스레 다이어는 시즌 돌입 후 토트넘에서 오랫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11월 드디어 출전 기회가 생겼는데, 바로 첼시전이었다. 토트넘은 첼시전 직전까지 리그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서 수비가 완벽히 붕괴됐다. 미키 반 더 벤은 장기 부상을 당했으며,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다이렉트 퇴장으로 3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첼시전 도중 다이어를 교체 투입했다. 하지만 수적 열세에 놓인 토트넘은 니콜라 잭슨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4로 패했다.

주전 수비수들을 모두 잃은 토트넘은 이어진 울버햄튼전에서 에릭 다이어와 벤 데이비스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이후 다이어는 18라운드 에버튼전에 교체 출전했는데, 토트넘은 후반전에 안드레 고메스에게 만회 골을 허용했다. 비록 토트넘은 에버튼에 2-1 승리를 거뒀지만, 다이어 투입 후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어서 20라운드 본머스전에서도 다이어는 교체 투입돼 8분 여를 소화했지만, 토트넘은 알렉스 스콧에게 만회 골을 내줬다. 다이어를 투입할 때마다 실점이 반복되며 토트넘은 결국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그리고 겨울 이적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마자 뮌헨이 다시 한번 다이어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엔 여름에 비해 더욱 적극적이다. 뮌헨의 핵심 수비수로 거듭난 김민재가 오는 12일에 시작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뮌헨은 다이어 영입으로 김민재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투헬 감독의 요청을 들어줄 수 있게 됐다. 투헬 감독은 오랫동안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를 요청했다. 자연스레 뮌헨은 다이어 영입으로 두 가지의 고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현지 매체들은 앞다투어 다이어의 이적 소식을 보도 중이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뮌헨은 토트넘 수비수인 에릭 다이어를 센터백 옵션 중 하나로 협의하고 있다. 다이어의 이적은 1월에 성사될 것이며, 임대가 아닌 완전 이적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 역시 “토트넘의 다이어가 뮌헨 이적에 합의했다. 다이어는 예전 동료인 해리 케인과 뮌헨에서 재회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케인이 뮌헨에 다이어 영입을 추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작년 여름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케인이 투헬 감독에게 다이어를 추천한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이적설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토트넘은 6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토트넘은 후반 33분에 나온 페드로 포로의 결승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모두의 관심은 다이어에게 쏠려 있었다. 다이어는 이날 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로마노 기자는 번리전이 시작되기 전 “다이어는 뮌헨과 합의했기에 번리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적극 부인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다이어의 명단 제외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여기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는 어제 몸이 아팠으며 훈련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결장한 이유가 부상 때문이었음을 설명했다.

곧바로 다른 기자가 “다이어는 뮌헨과 합의가 있었다”라고 언급하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개인적인 이슈이며, 진실에 의문을 갖지 마라. 다이어가 부상을 당했다고 말하면 부상을 당한 것이다”라고 맞받아쳤다. 이어서 “다이어는 다른 것과 관련 없이 그저 부상을 당한 것이다. 내가 들은 것도 없다. 만약 그런 게 있다면 내가 그걸 들었다고 말했을 것이다”라며 이적설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다이어의 이적설이 구체화되면서, 토트넘 팬들과 뮌헨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드디어 최악의 수비수를 떠나보내게 된 토트넘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뮌헨 팬들은 충격에 빠져 있다. 명실상부한 독일 최강팀이 토트넘 최악의 수비수를 데려온다는 소식은 팬들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토트넘 입단 이후 단 한 개의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리지 못했던 다이어는 토트넘보다 먼저 무관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높다. 뮌헨은 현재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밀려 독일 분데스리가 2위에 올라 있지만, 여전히 우승 후보 1순위 팀이다. 

한편 토트넘은 다이어의 방출과 함께 새로운 센터백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인공은 2002년생의 루마니아 출신 센터백인 라두 드라구신이다. 유벤투스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드라구신은 2020년 유벤투스에서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이후 성장을 위해 이탈리아의 삼프도리아와 살레르니타나 등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임대를 통해 제노아에 입단했고, 드라구신의 활약에 만족한 제노아는 올해 초 드라구신을 완전 영입했다. 드라구신은 지난 시즌 세리에B 전 경기에 출전하며 제노아의 후방을 든든히 지켰고, 제노아는 드라구신의 활약에 힘입어 세리에A 승격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21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이러한 활약을 인지한 토트넘은 드라구신 영입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적시장에 정통한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제노아는 드라구신의 몸값으로 3,000만 유로(약 431억 원)를 책정했다. 토트넘 역시 해당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으며 머지않아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드라구신은 191cm의 빼어난 신체 조건을 통한 강력한 수비력이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즌마다 골을 기록할 만큼 수비수임에도 공격 성향을 갖췄다는 평가다. 수비수에게 라인을 끌어올리고 공격적인 움직임을 요구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드라구신 영입을 승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대목을 제대로 보여줬다. 다이어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이 불거진 당일 드라구신도 볼로냐를 상대했다. 중앙 수비수로 나선 드라구신은 풀타임을 뛰며 완벽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90분 동안 클리어링 5회, 슈팅 블록 4회, 가로채기 3회, 공중 경합 승리 100% 등 벽과 같은 수치를 자랑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도 39번의 볼 터치를 기록해 92%의 패스 성공률을 보여줬다. 토트넘이 원하는 부분을 모두 충족하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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