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LA 다저스가 ‘괴물’ 오타니 쇼헤이(30)를 영입한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다.

다저스는 FA 시장에 나온 ‘이도류 슈퍼스타’ 오타니와 10년 7억 달러(약 9205억원)라는 역대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액에 사인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열망을 불태웠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에이스인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274억원)에 계약을 맺은 다저스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10승 투수’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영입하는 한편 FA 거포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1년 2350만 달러(약 309억원)에 계약하면서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진행했다.

당연히 다저스는 올해 가장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런데 여전히 다저스를 향한 의문의 시선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저스는 지난 해에도 정규시즌에서 100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기대감이 컸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다저스의 디비전시리즈 상대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였고 정규시즌에서 84승을 기록한 팀이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애리조나에 3연패를 당하고 쓸쓸히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했다.

과연 올해는 어떨까.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서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8가지 이유’를 내세우며 다저스가 올해도 월드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할 것이라는 냉혹한 예상을 내놨다.

도대체 무슨 근거를 내세운 것일까. ‘SI’는 그 첫 번째 이유로 “포스트시즌에서는 경기 계획과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해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는 84승을 거둔 애리조나가 100승을 올린 다저스의 문을 닫게 만들었다. 애리조나는 다저스를 팀 타율 .177와 홈런 1개로 완전히 눌렀다”라는 ‘SI’는 “바로 여기서 코치들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브렌트 스트롬 투수코치와 댄 하렌 투구 전략가는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애리조나 투수들은 다저스의 발목을 잡기 위해 공세에 나섰다. 그들은 양질의 초구 스트라이크와 더불어 빠른 공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라고 지난 해 다저스의 실패 요인 중 하나로 코칭스태프의 능력에 차이가 있었음을 말했다.

▲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 쇼헤이

‘SI’가 내세운 두 번째 이유는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발투수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다저스는 워커 뷸러, 야마모토, 글래스나우 등 막강한 선발투수진을 갖췄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다저스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 체제에서 치른 포스트시즌 84경기에서 선발투수 성적이 22승 25패로 나빴고 퀄리티스타트는 단 20회 밖에 없었다. 또한 6이닝 미만으로 던진 선발투수가 71%에 달했다.

‘SI’는 이와 같은 결과가 다저스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포스트시즌 180경기에서 8이닝을 소화한 선발투수가 없었다”라는 ‘SI’는 “지난 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투수 82명 중 100개 이상 투구한 선수는 단 2명 뿐이었고 미네소타 트윈스 우완투수 파블로 로페즈의 105구를 뛰어 넘은 선수가 없었다”라고 ‘선발투수 놀음’으로는 우승과 가까이 할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

‘SI’가 내놓은 세 번째 이유는 “왼손투수 상대”다. “다저스 타자들은 지난 시즌 우완투수를 상대할 때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줬다. 상대 좌완투수들은 맥스 먼시와 제임스 아웃맨을 괴롭히고 있다”라는 ‘SI’는 “애틀랜타는 좌완투수 크리스 세일을 영입했다. 얼마나 똑똑한 일인가. 그들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다저스나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꺾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두 팀을 상대로 좌완투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다저스 타자들이 좌완투수 상대로 약점을 갖고 있음을 지적했다.

네 번째 이유는 “뎁스의 장점은 포스트시즌에서 사라진다”는 것이다. ‘SI’는 “다저스처럼 100승 이상을 거두는 팀들은 6개월 동안 부상을 견딜 수 있는 풍족한 선수층을 갖추고 있다”라면서 “애리조나는 선발로테이션 뎁스가 그리 깊지 않은데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잭 갤런, 메릴 켈리, 브랜든 팟은 애리조나가 치른 포스트시즌 17경기 중 15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나머지 2경기는 오프너로 기용된 조 맨티플리가 선발로 나섰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애리조나가 30일 동안 14일을 쉬었기 때문”이라며 풍부한 뎁스를 갖고 있다고 해서 월드시리즈 진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님을 말했다.

다섯 번째 이유는 ‘휴식’과 관련한 이야기였다. ‘SI’는 메이저리그가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12개로 확대된 이후 디비전시리즈에 선착하는 상위 두 팀의 디비전시리즈 성적이 12승 18패로 그리 좋지 않았다는 통계를 내세웠다. 오히려 별다른 휴식 없이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르고 올라오는 팀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밥 먹듯 하는 팀이라 항상 디비전시리즈에서 포스트시즌의 시작을 알린다.

여섯 번째 이유는 “나이”다. ‘SI’는 “다저스는 지난 해 평균 연령 30.9세로 가장 늙은 라인업을 보유한 팀이었다. 2009년 뉴욕 양키스 이후 31개 구단이 평균 연령 30세 이상의 나이로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는데 모두 실패했다”라고 지적했다.

일곱 번째 이유는 “정규시즌에서 100승 이상을 거둔다고 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 ‘SI’는 “작년 다저스와 애리조나의 디비전시리즈 결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포스트시즌에서 80승팀과 100승팀의 차이는 생각보다 거의 없다”라고 정규시즌 성적이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아님을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21~2023년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에서 100승 이상 거둔 팀이 24승 31패(승률 .436)로 부진한 반면 80~89승을 거둔 팀이 38승 30패(승률 .559)로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LA 다저스는 지난 해 디비전시리즈에서 애리조나에 밀려 조기 탈락했다.
▲ LA 다저스는 지난 해 디비전시리즈에서 애리조나에 밀려 조기 탈락했다.

▲ 지난 해 디비전시리즈 3차전 장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선수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 지난 해 디비전시리즈 3차전 장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선수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마지막으로 여덟 번째 이유는 “엄청난 압박”이다. “지난 해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기대의 무게에 눌려 무너지고 말았다”라고 말한 ‘SI’는 “다저스는 최근 포스트시즌에서 실망이 컸던 팀이다.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6연패를 포함해 7승 12패에 그치고 있다”라고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단을 짓누를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해 메츠와 샌디에이고는 ‘초호화 군단’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실패하며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올해는 모두가 다저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일 것이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의 숙명이라 할 수 있다. 변수가 많은 포스트시즌 무대의 특성을 잘 극복하고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야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결과물’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오타니는 이러한 압박감을 모두 이겨낼 수 있는 ‘진정한 슈퍼스타’일까. 사실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우승’이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시절에 단 한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미 오타니는 정규시즌 MVP와 홈런왕을 차지하는 등 선수 개인이 가져갈 수 있는 영광의 순간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정작 우승이라는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오타니는 당장 올 시즌에는 타자로만 전념할 예정이다. 지난 해 투타 겸업을 실시했던 오타니는 정규시즌 도중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이르면 2025년에야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하고 생애 첫 홈런왕에 등극한 오타니가 다저스에서도 묵직한 한방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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