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프로배구, ‘안갯속’ 남자부ㆍ‘희비’ 엇갈린 여자부

기뻐하고 있는 현대건설 선수들. /KOVO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가 약 3개월간 달려온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혼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남자부에 반해 여자부는 선두와 꼴찌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전반기였다.

지난해 10월 14일 개막한 V리그는 올스타전 휴식기를 맞이했다. 현재 정규리그 5·6라운드만 남겨두고 남녀 14개 구단은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 동안 팀 재정비에 돌입했다. 올스타전은 27일이다.

팀당 12경기를 치르는 남은 5·6라운드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확정되기 때문에 후반기는 더욱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전반기 남자부는 우리카드가 선두를 지켰지만 불안하다.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대한항공과 명가 재건을 이루고 있는 삼성화재, 4라운드 전승을 거둔 OK금융그룹의 추격이 전반기 막판 불을 뿜었기 때문이다.

일단 돌풍의 우리카드가 승점 44(15승 9패)로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5연패를 당하며 선두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우리카드는 후반기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변수로 떠올랐다.

대한항공은 승점 43(14승 10패)으로 우리카드를 턱밑까지 추격했고 승점 40의 삼성화재(15승 9패)도 우승 후보다. 3라운드 전패를 당했던 OK금융그룹은 4라운드 전승 반전을 이루면서 순위 싸움에 가세했다. 최태웅 전 감독과 결별 후 5승 2패를 거둔 6위 현대캐피탈(승점 32·9승 15패)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꾼다.

즉 남자부는 최하위로 처진 KB손해보험을 제외한 모든 팀들이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살아있다. V리그는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 이하이면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된다. 남자부 후반기 최대 화두는 결국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이 중위권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달렸다.

반면 여자부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양강 체제가 공고하다. 현대건설은 4라운드에서 6경기 모두 승리하며 2위 흥국생명과 격차를 벌렸다. 현대건설은 승점 58(19승 5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흥국생명은 올스타 휴식 기간 새 외국인 선수로 윌로 존슨을 데려와 후반기 반격을 도모하게 된다. 승점 50(18승 6패)의 흥국생명은 김연경 등 노장들의 갈수록 떨어지는 체력이 문제다. 양강 구도 뒤로 GS칼텍스(승점 43·15승 9패)는 후반기에 3위를 굳히겠다는 생각이다.

여자부는 구단 최다 타이인 17연패 늪에 빠진 페퍼저축은행(승점 7·2승 22패)이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기도 하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국가대표 날개 공격수 박정아를 영입하고 검증된 외국인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을 지명해 하위권 탈출을 꿈꿨지만 단 2승에 그치고 있다. 해답이 보이지 않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페퍼저축은행은 정관장이 2012-2013시즌 세운 V리그 여자부 최다 연패(20연패) 불명예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