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결 징크스?’ SON-HWANG 이번에도 ‘동시 침묵’…울버햄턴, 고메즈 멀티골로 토트넘에 2-1 승리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손흥민에 판정승을 거둔 황희찬이다. 

토트넘 홋스퍼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에서 울버햄턴 원더러스에 1-2로 패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나란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두 선수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두 선수는 앞서 3번의 맞대결을 펼쳤다. 이번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나란히 선발 출전해 격돌했던 바가 있다. 하지만 손흥민과 황희찬은 당시 경기에서 침묵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도 침묵하며 총 4번의 맞대결에서 나란히 무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그 사이, 울버햄턴의 주앙 고메스가 전반 42분 선제골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이후 후반 시작과 함께 데얀 쿨루셉스키의 동점 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울버햄턴은 후반 17분에 나온 고메스의 멀티 골로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국내 축구 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나란히 선발 출전할 것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이날 경기에 앞서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한국 축구대표팀 소속으로 참가했다. 하지만 수장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내내 특색 없는 전술을 펼쳤고, 한국은 4강에서 요르단에 힘없이 무너졌다.

이후 손흥민과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왔다. 손흥민은 복귀와 동시에 지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극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토트넘에 2-1 승리를 안겼다. 반면 황희찬은 곧바로 복귀하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 부상을 당한 여파로 앞선 브렌트포드전에 결장했다. 그리고 두 선수는 이날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은 히샤를리송,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 브레넌 존슨, 파페 사르,로드리고 벤탄쿠르,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반 더 벤,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에 앞서 부상이 확인된 데스티니 우도기와 페드로 포로는 결장한다. 

게리 오닐 감독의 울버햄턴은 황희찬과 페드로 네투, 파블로 사라비아, 주앙 고메스, 마리오 르미나, 라얀 아잇 누리, 토티 고메스, 크레익 도슨, 막시밀리언 킬먼, 넬송 세메두, 조제 사로 구성됐다. 울버햄튼은 최근 엄청난 골 결정력을 자랑하던 마테우스 쿠냐가 부상을 당하며 이번 경기에서 빠졌다. 쿠냐는 황희찬이 아시안컵에 참가한 사이, 황희찬과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전반 4분 사라비아가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박스 앞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슈팅은 비카리오의 정면이었다. 이어서 울버햄튼이 계속 몰아쳤다. 세메두가 박스 안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고, 슈팅은 비카리오에게 막혔다. 곧바로 황희찬이 세컨드볼을 잡아 슈팅했는데, 높이 떴다. 황희찬과 울버햄튼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쉬운 찬스였다. 

6분에는 토트넘의 전방 압박이 통했다. 울버햄턴의 후방 빌드업 도중 토트넘이 볼을 뺏는 데 성공했고, 히샤를리송이 슈팅을 했다. 하지만 디딤발이 미끄러지며 히샤를리송의 슈팅은 크게 빗나갔다.

12분 사르와 히샤를리송, 쿨루셉스키가 삼자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울버햄턴의 수비가 집중력 있게 이 찬스를 막아냈다. 토트넘은 천천히 후방 빌드업을 전개하며 울버햄턴의 틈을 노렸다. 이 과정에서 쿨루셉스키의 크로스가 올라왔고, 세메두의 클리어링이 짧게 되며 문전 혼전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박스 앞에 있던 데이비스가 왼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살짝 떴다. 

울버햄턴이 곧바로 반격을 시도했다.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사라비아가 볼을 잡은 뒤 아잇 누리에게 패스했다. 아잇 누리는 강력하기보단 정확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제대로 힘이 실리지 않으며 비카리오가 어렵지 않게 볼을 잡아냈다.

17분 르미나가 경기장에 쓰러지며 경기가 잠시 멈췄다. 울버햄턴 의료진이 경기장에 투입됐고, 르미나는 쉽게 일어나지 못하며 치료를 받았다. 

20분에는 손흥민이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골문 앞에 있던 히샤를리송과 쿨루셉스키가 볼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모두를 지나쳤다. 1분 뒤에는 네투가 박스 안으로 진입해 볼을 받은 뒤, 왼쪽 부근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제대로 맞지 않으며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기본적으로 토트넘이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한 반면 울버햄턴은 볼을 뺏은 뒤 역습을 노렸다. 

26분 토트넘이 박스 오른쪽에서 위협적인 프리킥 찬스를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매디슨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지만 황희찬이 이를 걷어냈다. 이어서 사르의 슈팅이 나오고 제대로 맞지 않았는데, 오히려 골문 앞의 히샤를리송에게 볼이 연결됐다. 하지만 도슨이 이를 먼저 걷어냈다. 

29분에는 황희찬이 침투에 성공했다. 황희찬은 곧바로 특유의 접기를 선보이며 판 더 벤을 속였다. 그리고 중앙의 고메스에게 내줬지만, 토트넘 수비진이 빠르게 수비 복귀에 성공했다. 이어서 오른쪽에서 침투하는 세메두가 볼을 잡았지만, 비수마가 빠르게 수비에 성공했다.

35분 매디슨이 직접 박스 안으로 파고든 뒤 반 더 벤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았다. 순간적으로 울버햄턴의 수비진이 열렸는데, 매디슨은 슈팅 대신 쿨루셉스키에게 패스를 선택했다. 하지만 쿨루셉스키는 울버햄턴 수비진의 견제를 받고 있었고, 부자연스러운 자세에세 나온 쿨루셉스키의 슈팅은 벗어났다. 

양 팀 모두 쉽게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38분에는 에메르송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지만, 조제 사의 품에 안겼다. 

42분에는 울버햄턴의 선제골이 나왔다. 울버햄턴이 코너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사라비아가 코너킥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토트넘 수비진 모두가 고메스를 막지 않았다. 고메스는 홀로 높이 뛰어오르며 절묘한 헤더 슈팅으로 울버햄튼에 선제골을 안겼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쉬운 수비였다. 

전반 추가시간은 4분이 주어졌고, 울버햄턴이 몰아 붙였다. 추가시간에는 순간적으로 고메스가 박스 안으로 침투한 뒤,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비카리오가 이를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막아냈고, 이후 고메스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이후 더 이상의 득점이 나오지 않으며 전반전은 울버햄턴이 1-0으로 리드한 채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토트넘이 동점골을 만들었다. 주인공은 쿨루셉스키였다. 토트넘의 스로인이 울버햄턴의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히샤를리송이 버텨주며 볼을 지켰고, 이를 쿨루셉스키가 잡아 조제 사의 다리 사이로 슈팅했다. 쿨루셉스키의 슈팅은 절묘하게 울버햄턴의 골망을 갈랐다. 

기세가 오른 토트넘은 곧바로 몰아 붙였다. 박스 안에서 매디슨이 볼을 받아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울버햄턴의 육탄 수비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는 히샤를리송이 슈팅했지만, 골문 위로 높이 떴다. 

7분에는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흔든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조세 사의 품에 안겼다. 

10분 울버햄턴의 후반전 첫 슈팅이 나왔다. 도슨이 정확한 롱 패스로 오른쪽 측면에 홀로 있던 세메두에게 연결했다. 세메두는 곧바로 정확한 크로스로 골문 앞으로 달려드는 사라비아에게 연결했다. 사라비아는 정확한 다이렉트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가 눈을 의심케 하는 선방으로 토트넘을 위기에서 구했다. 선제 실점 장면을 제외하고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비카리오였다.

14분에는 울버햄턴의 조제 사가 엄청난 선방을 선보였다. 매디슨이 박스 안으로 침투한 데이비스에게 패스했고, 데이비스는 원 터치로 박스 앞의 쿨루셉스키에게 패스했다. 쿨루셉스키는 이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조제 사의 엄청난 선방에 막혔다. 

18분 울버햄턴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토트넘이 코너킥을 얻어냈는데, 이를 잘 막아낸 울버햄턴이 단숨에 역습을 전개했다. 네투는 에메르송을 달고 빠른 스피드로 골문 앞까지 볼을 몰고간 뒤, 골문 앞의 고메스에게 패스했다. 고메스는 가볍게 골망을 가르며 본인의 멀티 골을 완성했다. 

다급해진 토트넘은 빠르게 공격을 전개했다. 23분 손흥민이 왼쪽에서 박스 앞에 있던 매디슨에게 패스했다. 매디슨은 곧바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슈팅은 골문 위로 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곧바로 변화를 꾀했다. 비수마와 히샤를리송, 사르 대신 티모 베르너와 브레넌 존슨,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투입했다. 

토트넘은 계속해서 울버햄턴을 두드렸다. 하지만 쉽게 동점 골이 나오지 않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히려 35분 르미나가 강력한 슈팅으로 토트넘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 슈팅은 비카리오의 정면으로 향했다.

42분에는 황희찬이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 대신 부바카르 트라오레르 투입하며 중원을 강화했다. 황희찬은 이날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토트넘의 수비를 흔들었다. 

토트넘은 답답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45분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이 찬스가 헤더로 연결됐지만, 조제 사의 정면이었다. 

후반 추가시간은 5분이 주어졌고, 오른쪽에서 토트넘이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왔다. 이를 골문 앞에 홀로 있던 데이비스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볼이 제대로 맞지 않으며 어이없게 찬스가 무산됐다. 결국 경기는 울버햄턴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경기의 승자인 황희찬은 경기 후 스포티비 생중계 인터뷰를 통해 “쉽지 않은 상대인 토트넘전에서 승점을 챙겨 기분이 좋다. (득점을 하지 못해서)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팀적으로는 훌륭했다. (손)흥민이 형과 함께 경기에 뛰는 것은 영광이다. 특히 프리미어리그같은 큰 무대에서 뛰면 감회가 남다르다”라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울버햄턴 선수들끼리 흥민이 형을 잘 막기로 했다. 그 결과 울버햄턴 수비수들이 잘 막아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