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최전방 공격수의 꿈을 가지고 축구를 시작한 소년이 있었다. 자신이 있었다. 스피드도 자신 있었고, 몸싸움도 자신 있었다.

이런 그의 능력을 알아챈 잉글랜드의 셰필드 유나이티드 유스팀이 그를 영입했다. 하지만 꿈을 이어갈 상황이 아니었다. 팀에는 이미 간판 스트라이커가 있었다. 그는 벤치로 밀려났다. 경기에 뛸 수 없었다. 공격수로서 가치와 경쟁력을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팅엄 포레스트와 경기를 펼치는데, 그 팀에 빠른 윙어가 있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에는 그 윙어를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자신이 해보겠다고 나서는 선수도 없었다. 그러자 감독은 스트라이커를 꿈꾸던 그에게 오른쪽 윙백을 시켰다. 이후 그는 단 한 번도 최전방 공격수로 등장하지 못했다. 오른쪽 윙백으로 새로운 커리어가 시작됐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는 이렇게 기억했다.

“나는 센터포워드가 되고 싶었다. 꿈을 안고 셰필드 유나이티드 유스팀으로 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나보다 더 나은 공격수가 있었다. 나는 그와 경쟁하지 못했다. 나는 늦은 도전자였고, 나는 성장하지 못했다. 이곳 공격수 포지션에 나의 자리는 없었다. 어느 날, 노팅엄 포레스트와 경기를 했고, 그들은 빠른 윙어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 팀 오른쪽 윙백이 없었고, 감독이 나를 그 자리에 넣었다. 그날 이후 나는 다른 포지션에서 뛴 적이 없다.”

상처도 받고, 좌절도 했다. 하지만 이 순간의 기회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나는 축구를 하면서 풀백, 라이트백, 이런 건 몰랐다. 처음에는 내가 왜 센터포워드로 뛰지 못하는지 생각했다. 나는 왜 목표를 이를 수 없고, 내가 원하는 포지션에서 영광을 얻지 못할까 좌절도 했다. 하지만 곧 그것이 매우 즐겁다는 것을 깨달았다. 포지션을 바꾸니, 팀에서 나의 역할과 영향력이 바뀌었다. 나는 득점을 하는 것보다 상대를 막아서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다. 포지션을 바꾼 후 처음 4개월 동안은 경기 당 10분에서 15분 정도 뛰었다. 즐기다 보니 어느새 나는 풀타임 경기를 뛰고 있었다.

이후 그의 인생은 어떻게 됐을까. 그는 2008년 셰필드 유나이티드 1군에 올라섰고, 2009년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2017년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맨시티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6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를 포함해 ‘트레블’ 영광까지, 총 17개의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그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라이트백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견이 없는 최강이다.

그의 이름은 카일 워커.

[카일 워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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