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대표적 무료캠핑장 중 하나인 협재해수욕장 야영장에서 1인 캠핑으로 지낸 캠핑 이야기입니다.

날이 흐리긴 했지만 우중캠핑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침부터 쏟아지기 시작하는 빗줄기에 하던 것을 모두 멈추고 침낭 속에 누워 빗소리를 즐겼던 시간을 정리해 봤습니다.

협재해수욕장야영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2497-3

그동안 제주도 캠핑장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했던 곳은 아마도 함덕해수욕장 캠핑장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며 그다음이 금능해수욕장 야영장, 표선해수욕장 야영장, 화순금모래해수욕장 야영장이었던 것 같다.

이곳들의 공통점은 모두 무료캠핑장이란 것과 제주바다를 바라보고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

주차 구역 몇 곳에만 차량이 보이고 마치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 영화의 한 장면처럼 텅 비어버린 주차장 풍경이다.

서울에서부터 짊어지고 온 박배낭은 덩치에 비해 가볍다. 흔히들 뽕배낭이라 말하는 배낭이 되어버린 건 혹시 몰라 포함시켰던 헤비다운 덕분이다. 어쨌거나 보이는 분이기는 썰렁하지만 마음도 배낭도 발걸음도 가볍다.

공중 화장실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중화장실이다.

이곳 제주도 캠핑장의 캠퍼들만을 위한 화장실은 아니며 기본적으로 협재해수욕장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이용하도록 개방되어 있는 화장실을 협재 무료캠핑장 이용객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야영장은 솔밭 아래 펼쳐져 있는 공간이며 이 공간 이외의 장소에서 야영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무료캠핑장을 이용하는 분들을 보면 주변을 지저분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무료캠핑장 주변은 깨끗하다. 그동안 캠퍼들의 의식 수준도 높아졌고 관리하시는 분들의 철저함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장박 텐트 3동이 보인다는 것. 이런 분들은 주변에서 아무리 이야기해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안다. 당장 여유로운 공간이기에 문제될 게 없겠지만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장박 텐트를 제외하고 현재 이곳 제주도 캠핑장을 이용 중인 캠퍼의 텐트는 나를 포함해 총 3동.

후다닥 텐트를 펼치고 매트에 바람을 넣고 침낭을 펼쳐 잠자리 세팅을 마친다.

그리고 그 위에 작은 테이블을 하나 올림.

언제나처럼 잠자리 세팅을 끝낸 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불을 지핀다.

1인 캠핑을 즐길 때의 기본적인 루틴이라고 해야 할까? 매우 익숙하다 하지만 세팅을 할 때만큼은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빨리 마치겠다는 생각에 몰입을 하는 편이다. 그리고 불을 지피기 시작하면서부터 여유를 찾는다.

오토캠핑을 갈 땐 주전자를 이용하지만 박배낭을 짊어질 땐 볼 컵을 이용한다. 양이 적어 빨리 끓기 때문이다.

언제나처럼 가능하면 드립백.

아내의 핀잔과 응원 덕분에 믹스커피의 양이 현저히 줄고 대게의 경우 드립백을 이용한 원두커피를 마시게 됐다.

당시엔 귀찮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커피를 들고 텐트 밖으로 나와 하늘을 살펴본다.

초저녁보다 구름이 더 두터워진 것 같다.

아무래도 비가 오려나…

텐트에서 밖을 드나들 땐 무조건 메시문을 닫는다.

12월 한 겨울에 뭔 모기가 이리도 많은지.

지구가 더워지니 모기가 철모르고 날아다니는가 보다.

라면과 가스는 제주도민인 선배에게 부탁을 해 전달받은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오며 가스는 취급이 불가하고 라면은 사 오는 걸 깜빡한 상태인데 마침 선배가 전화를 했기에 부탁을 한 것이다.

1인 캠핑을 즐기며 주꾸미, 라면, 물 떡볶이 외에 별다른 걸 해 먹어본 기억이 없다.

기록을 살펴보면 분명 있긴 할 텐데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주꾸미, 라면, 물 떡볶이가 질리질 않는다.

입맛이 싸구려라 그런지 몰라도 매번 맛있게 느껴지니 더 이상 다른 걸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드립백 커피를 마셨고 저녁 식사도 깔끔하게 마침.

잠자리에 들기 전 양치질을 하러 화장실로 향한다.

어떤 분들은 외롭지 않느냐, 무섭지 않느냐 물어보시기도 하는데 아직 그런 걸 심각하게 느껴본 적이 없다.

적막감에 외로움이나 고독함 등을 엇비슷하게 느꼈는가 싶기도 하지만 단 한 번도 심각한 감정이 일어난 적이 없으니 나에게 1인 캠핑은 최적화된 여행 방법이 아닐까 싶다.

자다가 빗소리에 잠을 깼다.

랜턴을 켜고 빗소리를 들으며 침낭 속에 몸을 파묻는다. 고개만 빼꼼하게 내밀고 눈을 감으니 빗소리가 더 잘 들린다. 그렇게 듣는 빗소리는 멀리 달아났던 잠을 끌어당기며 설핏 잠의 세계로 나를 밀어 넣는다. 의도치 않았던 우중캠핑이 이어지며 나른해진 몸은 더 많은 휴식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지만 마냥 늘어져 있기는 싫었다.

이러하든 저러하든 그 순간의 난 잠시 잠이 든다.

자다가 깼다.

아직도 빗소리는 들리는 중.

잠에서 깬 지금도 피로가 쌓였던 때문인지 빗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나의 긴장을 없애고 따뜻한 침낭 속에서 포근함을 만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과감하게 떨쳐내고 커피를 마실까 하여 움직인다.

역시 아내가 준비해 준 드립백으로 아침을 연다.

오랜만에 긴 시간 동안 빗소리를 듣는 우중캠핑.

제주도 캠핑장에서의 아침은 제대로 된 우중캠핑을 즐기는 시간이었고 심신에 휴식을 제공했던 시간이다.

제주도 무료캠핑장의 대명사인 협재해수욕장 야영장에서의 1인 캠핑을 몇 개의 단어로 정리하자면, 그 첫 번째가 1인 캠핑이고 두 번째가 우중캠핑 그리고 세 번째가 심신 힐링 캠핑이라 하겠다.

빗소리가 점점 사라지더니 딱 멈춘 시간.

제주도 날씨는 육지보다 더 예측하기가 어려우니 내리던 비의 소강상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대충의 빗물을 털어내고 빠르게 정리하는 것이 좋겠단 판단.

가능한 한 헛갈리지 않도록 하며 빠르게 정리하는 것에만 집중을 한다. 이러함도 역시 1인 캠핑에서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하며 무료캠핑장인 협재 제주도 캠핑장에서의 하룻밤을 정리한다.

무료 제주도 캠핑장 협재해수욕장 야영장 1인 캠핑으로 즐기는 우중캠핑 영상 1분 2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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