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에서 30대 초등교사가 자신이 담임을 맡은 학급 여학생 8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가운데, 가해 교사가 “뮤직비디오를 보여주겠다”며 학생들을 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 학부모 A씨는 26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밝혔다. A씨는 “(담임 교사가) ‘가수 뮤직비디오 틀어줄게’ 해서 (학생들을) 끌어모았다”면서 “뒤에서 만진다든가 허벅지라든지 옷 위에 있는 성기 부분을 만졌다”고 말했다. 또 담임 교사가 방과 후나 체육 시간 등 다른 학생이 없을 때를 주로 노렸다고 밝혔다.

피해를 당한 학생들은 처음엔 성추행 사실을 쉬쉬해 왔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피해 사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서로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눈 SNS 단체대화방도 일부 공개됐는데, 학생들은 “실수라고 하면 어떡하냐”, “선생님이 우리한테 실망이라고 할 것 같아”라며 걱정스러워했다.

A씨는 자녀가 지난 20일에야 “아빠 나 성추행 당했어”라고 울면서 털어놓았다며 “7개월 동안 부모로서 피해를 감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피해 학생들은 지난 24일에야 교장실을 찾아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렸다. 학생들의 진술을 들은 학교 측은 학생들과 담임교사를 분리 조치한 뒤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당일 오후 성폭력처벌법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담임 교사를 긴급 체포했다.

해당 교사는 5년 전 교원으로 임용돼 경기도의 다른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지난해부터 지금의 학교에서 근무했다. 신고 당시 수사기관이나 교육 당국에 접수된 다른 피해 신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다만 이전 학급에서 ‘애정 표현이 과하다’는 이야기가 일부 있었다고 전해진다.

경찰 조사에서 담임 교사는 강제추행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해당 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체포 당시 확인된 피해자는 8명인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후 경기도교육청의 전수조사에서 피해자 4명가량이 추가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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