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2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포함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을 가결 처리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중대 고비를 넘기면서 그동안 제기된 유럽 화물 노선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며 기업결합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항공기. 연합뉴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열린 이사회에는 유일한 사내이사인 원유석 대표를 비롯해 배진철 전 한국공정거래조정위원장,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등 4명의 사외이사가 참석했다. 사내이사였던 진광호 안전·보안실장(전무)은 사의를 표명해 출석하지 않았다.

이사회에서는 시정조치안의 동의 여부를 묻는 안건이 표결에 부쳐졌고, 이사회는 참석 이사 5명 가운데 찬성 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해당 안건을 가결 처리했다. 원유석 대표와 사외이사 2명이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날 EU 집행위에 앞서 거론돼온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등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시정조치안에는 우선 기업결합을 한 뒤 내년 중 화물사업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등 다른 항공사에 매각, 경쟁 제한 우려를 줄이겠다는 제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유독 독과점 규제가 깐깐한 EU 집행위의 심사 통과 가능성이 커지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9부 능선을 넘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에 착수한 이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가운데 11개국의 승인을 받았다. EU와 미국, 일본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노조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노조는 화물 사업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는 방식의 매각에 고용 불안 등의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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