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36개월 아이가 홀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일을 두고 엄마가 이웃들에게 돌봐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엘리베이터 전경 (참고 사진) / Early Spring-shutterstock.com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은 최근 방송을 통해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졌던 일을 소개했다.

방송에서 한 시청자는 한 지역 커뮤니티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는 ‘잠시 어린아이와 함께였던 어른분들에게’라는 대자보를 제보했다.

대자보엔 36개월 아이가 엄마 손을 놓쳐 혼자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30층까지 올라갔으나 함께 탄 어른들이 돌봐주지 않아 서운하다는 아이 엄마의 하소연이 담겼다.

엄마는 “제 실수인지 엘리베이터 기계 작동 오류인지 모르겠지만, 36개월도 되지 않은 어린아이가 지하 3층에서부터 엄마와 떨어져 혼자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게 됐다면 그 공간에 함께하는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 어린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도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엄마와 떨어졌다는 사실 만으로도 놀라고 무서웠을 아이를 엘리베이터에 혼자 두고 각자 집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겪고도 믿을 수 없었다. 본인의 의지 및 판단을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어린아이를 엘리베이터 안에 혼자 있도록 방치, 유기하면서까지 댁네 다급한 일이 있으셨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하 3층부터 30층 가까이 올라갔다가 다시 지하 3층까지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안의 그 시간은 어린아이가 견디기엔 너무나도 긴 시간이라는 것을 모르셨던 거냐. 물론 아이를 놓친 제 잘못이 제일 크지만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고 계신 분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우리 아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행여 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아이들을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처음 오셨을지도 모를 기사님께서 아이와 함께 내려와 주시고, 다른 주민들께서도 너무 놀라 아이와 함께 내려와 주셨다. 당시에는 너무 경황이 없어 감사하다는 말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 시청자가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에 제보한 대자보 일부 내용 / JTBC

해당 대자보를 접한 출연진들은 엄마의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대자보를 붙여 서운함을 토로할 만한 일을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박지훈 변호사는 “다른 어른이 집을 물어보고 같이 가면 더 큰 혼란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어머니께서 너무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오버하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상희 샤론정신건강연구소 소장 역시 “어머니가 걱정하신 마음은 이해를 한다. 아이를 지키는 건 부모의 책임이고, 주변 사람들이 돌봐 주면 좋지만 그건 선택의 문제다. 다들 바빴을 수도 있지 않냐. 엄마가 이렇게까지 항의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백성훈 변호사도 “이게 길거리에 혼자 걸어 다니는 것도 아니고 크게 위험한 공간도 아니지 않냐. CCTV도 있고 버튼만 누르면 다시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구조인데. 주민들 입장에서도 남의 아이 손을 잡고 하면 오히려 더 이상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 아니겠냐. 물론 서운할 수는 있겠지만, 제일 큰 책임자는 엄마다. 엄마가 스스로 자책·반성하는 게 아닌, 같이 탄 어른들에게 화를 돌리시는 건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을 접한 일부 시청자들은 “엄마의 잘못이 크긴 하지만 어른들의 잘못도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