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솽스이)와 관련한 매출 성적표를 또다시 감췄다. 업계는 배송량이나 개별 브랜드 매출을 내세웠지만, 민간에서는 행사 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할인 방법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실제 할인율도 높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중국 차이신, 제일재경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올해 광군제(11월 11일) 매출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민간 업체의 추산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였던 지난해보다 오히려 판매액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1위이자 광군제 창시자 격인 알리바바는 타오바오와 티몰의 판매액을 밝히지 않았다. 실적이 부진했던 지난해에 처음으로 실적을 내놓지 않은 데 이어 2년째다. 다만 매출 10억위안 이상 브랜드가 402개였고, 3만8000개 브랜드의 거래가 지난해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징둥닷컴은 매출, 주문, 이용자 수가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얼마의 매출을 올렸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60여개 브랜드 매출이 10억위안을 돌파했고, 2만개 브랜드 매출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국 국가우정국은 11일 전국 택배 물량이 총 6억3900만개로 전년 대비 15.7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평상시의 1.87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싱투데이터는 티몰, 징둥닷컴, 핀둬둬 등 종합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이달 10일 20시부터 11일 24시까지의 총 매출이 2776억위안(약 50조1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9.7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광군제 열기가 과거와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소비 심리의 바로미터인 광군제가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경제 활동이 재개된 상황에서도 기대에 못 미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현지 매체는 광군제를 통해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한 방법이 점점 복잡해지고, 예고된 것보다 낮은 할인율이 적용되는 등의 문제로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고 전했다. 제일재경은 “300위안·600위안 등 일정 금액을 채울 때마다 할인이 되고, 홍바오(일종의 보너스 쿠폰)를 다운받을 수 있지만, 막상 구매할 때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관련 사례를 보도했다.

한 소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리 결제한 사전구매보다 즈보(라이브 스트리밍)에서 물건을 더 싸게 파는 걸 보고, 주문을 전부 취소해버렸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소비자는 “한 달 반 동안 고심해서 구매전략을 짰는데, TV를 겨우 1위안 더 싸게 산 걸 알고 화가 나서 환불받았다”고 적었다. “올해가 광군제 소비의 마지막 해”라고 선언한 경우도 있었다.

전례없이 알리바바 계열 사이트의 서버가 마비된 일도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보 등 현지 SNS에는 전날 저녁 ‘타오바오가 다운됐다’ ‘딩톡이 다운됐다’ 등 검색어가 상위에 올랐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이날 17시께부터 알리 클라우드 접속에 이상 현상이 발생했고, 19시께 복원됐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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