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의 중심이었던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가 ‘좀비 마약’ 펜타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를 개최하면서 도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분주하게 노력 중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APEC 회의는 코로나 이후 심각해진 마약·범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기업들의 대규모 이탈까지 일어난 샌프란시스코가 부활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중요한 행사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APEC 정상 회의를 성공리에 개최해 이른바 ‘종말의 고리(Doom loop)’에서 빠져나오려 거리를 청소하고, 노숙자의 거취를 옮기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중심서 범죄 도시로 전락한 샌프란시스코

진보와 다양성의 요람으로 주목받았던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마약 중독자와 강도가 들끓는 범죄 도시로 전락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마약’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펜타닐을 비롯한 약물 과다 복용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만 올해 9월까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62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 해 사망자(649명)에 육박한다. 이 중 펜타닐에 의한 사망자는 506명으로 전체 80%를 차지하고 있다. 거리마다 펜타닐 중독자가 좀비처럼 돌아다닌다고 해 ‘좀비 도시’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이에 13일(현지시간)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APEC 기간 중 시 주석과 대화할 기회가 있다면 무엇을 요청하겠느냐’는 질문에 “중국에서 보내는 자원(펜타닐)이 미국이나 멕시코로 들어오지 않도록 최대한 차단되도록 미국과 협력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브리드 시장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 항상 존재했던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금 펜타닐은 미국민에게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양국 관계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펜타닐은 멕시코를 거쳐 미국 내에 불법 유입되고 있는데, 중국이 주로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고 미 당국은 보고 있다.

브리드 시장뿐 아니라 미 당국은 이번 APEC 회의에서 펜타닐의 불법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문제를 중국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펜타닐과 관련한 양국 간 합의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이번 방문 기간 중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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