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온·오프라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랫동안 업을 이어온 오프라인 마트들은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를 중점으로 내세우며, 다시 한번 ‘찾을 수밖에 없는 채널’로 자리 잡으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에 이어 이마트도 슈퍼·편의점과의 공동 소싱 등을 통해 오프라인 채널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채널 간 공동 발주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 롯데마트는 올해 3분기에 나타난 성과를 기반으로 물류 통합 등 2단계 도약에 나설 방침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1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5%) 증가했다. 이마트 별도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고물가에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자 물가 안정 기여 연중 프로젝트 ‘더 리미티드’가 주목받았고, 고객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주요 점포 리뉴얼이 이어지면서 성과를 냈다. 다만 유통 환경이 급변하면서 마트 자체가 갖는 경쟁력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분기 대형마트의 유통업태별 매출 비중은 13% 수준으로 온라인뿐 아니라 백화점, 편의점에도 밀렸다.

대형마트의 타개책은 본업 경쟁력 강화다. 마트가 가장 잘하는 신선식품 등 주요 상품군을 슈퍼·편의점 등과 공동으로 소싱해 볼륨을 키우고, 그만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각 사 대표를 1인으로 둬 화학적인 통합이 가능하게 했다. 먼저 시도하고 성과를 낸 건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강성현 대표를 마트·슈퍼 공동 대표로 선임하고 업무 통합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롯데마트는 3분기 영업이익 510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57.3% 늘어난 수치로, 2014년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유통 환경 변화에 대형마트 실적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마트와 슈퍼의 상품 통합 소싱이다. 슈퍼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6% 증가한 140억원이었다.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대형마트는 내년 통합 소싱 품목 확대 등을 통해 마트의 본질적인 경쟁력인 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이마트와 함께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대표를 동시에 맡은 한채양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입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3사 원 대표 체제’ 시너지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마트는 상품 경쟁력 확보와 함께 그간 규모를 줄여왔던 점포 신규 출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외형 성장에도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이마트(할인점) 점포는 2017년 이후 올해까지 14개 순감했다. 이마트는 내년 점포 부지 5곳을 확보, 신규 출점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2025년 고덕비즈밸리점을 포함해 폐점 후 재입점하는 주요 거점, 새로 조성된 거주 단지 등을 살피고 있다.

기존점을 개편하는 리뉴얼 작업에도 힘을 싣는다. 이마트는 올해 선보인 더타운몰 킨텍스점과 같이 필요하면 ‘이마트 없는 쇼핑몰 형태의 이마트 타운’을 지속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방문객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걸 첫 번째 목표로 삼는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화학적 통합을 통한 상품 공동 소싱 품목을 확대하는 한편, 물류 효율화를 통한 비용 줄이기도 본격화한다. 내년에는 물류센터 통합, 2025년에는 시스템 통합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 롯데마트는 오산, 김해에 물류센터를 롯데슈퍼는 6곳에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점포 리뉴얼 역시 주요 점포 제타플렉스 브랜드 적용뿐 아니라, 그로서리(식료품)에 특화된 점포 ‘그랑 그로서리’를 도입하는 등 실험적 시도도 이어간다. 강 대표는 “매장의 90%를 그로서리 상품군으로 편성하고, 식품 특화 매장을 총집결시킨 점포를 준비 중”이라며 “다음 달 은평점에서 첫선을 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