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부진 가운데 삼성전자 올해 재고자산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도 과거보단 재고자산이 많은 상태지만 작년보다는 규모가 줄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양사 모두 하락했다.

양사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늘었다. 삼성전자는 투자 재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사인 ASML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15일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9월 말 기준 재고자산이 55조2560억원으로 작년 말(52조1878억원)보다 5.9%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말(55조5078억원)보다는 그 규모가 소폭 줄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이 29조576억원에서 3분기 말 기준 33조7307억원으로 16.1% 늘었다.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 등으로 지난해부터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영향이다.

SK하이닉스 재고자산은 9월 말 기준 14조9479억원으로 작년 말(15조6647억원)보다 4.6% 줄었다. 상반기 말(16조4204억원)보다는 약 9% 감소했다. 삼성전자보다 먼 감산에 돌입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사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모두 안 좋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4.1회에서 9월 말 기준 3.3회로,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2.4회에서 2.1회로 낮아졌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매출원가를 재고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재고자산 판매 속도를 측정할 때 살핀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3분기 말 기준 36조6997억원이다. 이 중 91.1%(33조4408억원)를 DS부문에 쏟았다. SK하이닉스 올해 시설투자비는 9월 말 기준 4조1980억원이다.

3분기 말 기준 올해 R&D 비용은 삼성전자가 20조7997억원, SK하이닉스는 3조1356억원이다. 양사 모두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연간 8.2%에서 9월 말 기준 10.9%로,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1.0%에서 14.6%로 올랐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ASML 지분 매각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보유한 ASML 주식이 6월 말 기준 275만72주에서 9월 말 기준 158만407주로 0.3% 줄었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 규모는 1조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반도체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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